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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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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04회 작성일 18-10-05 01:48

본문

암실에서



(필름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
숨을 참아야 한다
아니 죽여야 한다
정지된 피사체와 같아져야
비로소 렌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이
구도를 이탈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내가 찍었던 가족사진은
전부 배경이 중심이었지
사진의 한 구석에서 가족들이 웃고 있네

엄마, 엑스트라는 어때요
분명 무언가 당신을 엑스트라로 살게 했잖아요
세상 모든 주인공들이
점점 외곽으로 서게 되는
중심에서 멀어지게 되는 순간을
당시의 내가 포착한 거예요

가늠자에 과녁을 구겨넣고
궁사의 손을 막 떠난 화살처럼
동심원에서 벗어나는 궤도로
표적에 박히고 나서야 고요해지는
숫자로 기록되는 슬픔

망가진 카메라가 그립습니다
졸업식에서 달걀을 처 맞고
즉사했던 나의 일회용 카메라

그게 추억입니다
사진 한 장 없는 졸업식
가장 의미있는 세레모니죠
사진 없이 여행하는 건
안락사의 고통같은 것

오늘도 육신을 떠난 영정들이
우는 조문객들 앞에서
웃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07 13:48:0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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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들에게 주연을 원하는 엄마들은
엑스트라를 당연시 여겼죠
신선한 서술이 마음을 당깁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암실에서 태어나는 진실...
가족과 독립된 자아와 죽음까지
빛과 그림자 속
찾아야할 대상이 무엇인지
숙고하다 갑니다
좋은시 감사~~~^^
좋은 주말 되시어요
창동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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