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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갯잇 속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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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7회 작성일 18-10-09 00:16

본문

베갯잇 속 가는 날 / 부엌방

 

땀샘이 볶여 쓰디쓴 맛 터트려

묵직한 하루해가 절여져 갈수록

술 한잔에 짭조름한 안주가 나와

주름진 얼굴은 실룩, 분이 풀리고

 

진땀이 흘러, 혀끝에 마냥 내리면

찝찌름한 결정체, 피땀 쏟아내는

짜릿한 맛 허기를 품은 굽은 등,

빈 잔의 파도 치는 날.

 

찌리 한 쓴맛, 뼛속까지 베인 향기

새벽이슬이라며 쏟아붓고 붓다

어슴푸레한 삼십 촉 광채 부서지며

서슴서슴 기둥 갈라지는 틈 소리.

 

좀처럼 보이지 않던 귀퉁이 칼잠

수리부엉이 울어 베개에 스며 스며

헛기침 소리하다, 아버지 설 잠들면,

 

햇볕 마른 날 툇마루 위 한숨 떠

베갯잇 속 왕겨, 누룩곰팡이 흰 꽃,

듬성듬성 피어나, 아니랄까 번뜩,

뒤 돌아앉아 터진 속, 집어넣는다.

 

못 내 숨기고 굽은, 손마디 감추는

한 줌 한 줌, 푸석푸석 섞이는 속.

 

어머니 가슴 속 훑는, 소금 치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11 11:02:4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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