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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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16회 작성일 18-10-31 09:10본문
억새
석촌 정금용
보여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안개 속으로 얼굴들이 숨어
서로를 모르게 휘저어 깃발을 펄럭여
섭섭한 속내를 웃음 안에 감추고 손을 내저어
허공을 향해 가을을 싣고 떠나는 흰 돛단배를 배웅한다
가느다란 허리로 소곤거려 볼을 비비게 하다가
앨범 속에서 꿈을 꾸던 소녀를 불러 한사코 뛰어놀라 하더니
정작 멍하게 먼 곳을 가리키던 키다리가 뱃전에 서있다
맹랑한 바람에 등을 타고 고삐 당겨 먼 길을 서둘러
희끗한 손끝이 갈피를 잡아 늦추지 않고
갈기를 그러 당겨
보이지 않을 만큼 저만치 멀어진 허공
그만 아는 그가 살펴가는 길
흰 거품 새 떼 지어
훌쩍 떠난
억새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억새를 바라보니 하늘이 더 높은 것 같고,
가을은 그곳에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시인님의 글을 읽고 나니 더 멀어진 느낌 입니다
어쩔 수 없는 계절속에 운명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슴 시원한 글에 잠시 숙연해 집니다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막차를 놓친 가을에 온갖 것들이
억새가 띄운 돛단배에 승선을 서두릅니다
꽃인지 새인지 키다리가 저만 아는 길을 따라
날아갑니다
깊어져 숨이 멈칫할 지경입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장관입니다. 민둥산이나 명성산에 가면 가을을 실어나르는 돛단배가 만원일 것 같습니다. 움직이기 힘든 저는 시인님의 싯길을 따라갈 뿐입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가는 엉뚱한 길은
자칫 막다른 길일 수 있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들국화가 드믄 드믄 섞여있는 들판에 늦가을을 아까워도 분양해 드리겠습니다
이종원시인님 문패 붙여 입주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