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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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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36회 작성일 16-03-01 21:19

본문

어머니의 무릎


해마다 이맘때면 어머니 감을 깎으신다
터널을 빠져나온 기차가 한참을 머뭇거리다
기다란 여음을 부려놓고 돌아나가는 간이역 근처
주렁주렁 열매를 매단 감나무 아래
나는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빈둥거린다
어머니는 감 깎는 일보다 내게 관심이 더 많아서
내 눈을 들여다보곤 혼자서 웃기를 즐기신다
나는 내게 한결같은 어머니가 좋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런 어머니를 올려다본다
사각사각 눈꺼풀을 잡아당기는 감 깎는 소리
어머니 감 깎는 소리가 참 달아요
내 귀엔 네 말소리가 더 달구나
어머니는 내 게으름이 내력이라 말씀하신다
내가 내력이란 말뜻에 골몰해 있을 때
친구들은 돌림노래처럼 이름을 부르다 돌아가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눈을 뜨면             
지병처럼 먼데 하늘을 바라보시던 어머니
얘야 그래도 밥은 먹고 잠을 자야지 정색하시곤
먹은 아침이 그대로인 배를 문지르신다
어머니 그쪽 세상에서도 여태 밥을 지으세요
빙그레 웃으시며 무릎을 내어주는 어머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03 16:26:5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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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채송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암 좋습니다. 빙그레 웃는 웃음 같은 둥근 무릎 내어주시는 어머니,
무릎, 하면 왜 그렇게 베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머니의 무릎처럼
둥근 무릎은 없다고 봅니다. 가끔 마눌이 내어주는 무릎이 쬠 좋아지는
그런 날도 있긴 합니다만...

인디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유 무슨 말씀을...그리구 참 이름 잘 지으셨어요 저는 사실 옛날엔 거의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글이 워낙 짧아서...시마을에서 오래 됐지만
그런 이유 등으로 친한 분들도 별로 없답니다 요즘 창작시방은 시인님이 끌고 가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어쩌다 한번 철 지난 시나 올려 드리고...
고맙습니다 정말 좋은 시 공으로 잘 읽고 배우고 있습니다

손성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디고님, 참 정겨운 필명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무릎을 베고 잠든 나의 배를 쓰다듬는 엄마의 사랑이 절절이 그립습니다.

자주 들리시어 옥고를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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