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조) // 첫눈 오던 날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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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109회 작성일 15-07-10 07:42본문
첫눈 오던 날
뱃속에 새끼가 든 어미개가 버려졌다
데려가서 키우라는
등에 몇 자 써 붙이고
의지할
바람막이는
둘러봐도
없다
사는 동안 얼마나
짐처럼 놓였을까
뱃속의 어린 것들 살아 있다 꿈틀하는데
등짝의
종이 한 장이
폭설처럼
무겁다
뱃속에 새끼가 든 어미개가 버려졌다
데려가서 키우라는
등에 몇 자 써 붙이고
의지할
바람막이는
둘러봐도
없다
사는 동안 얼마나
짐처럼 놓였을까
뱃속의 어린 것들 살아 있다 꿈틀하는데
등짝의
종이 한 장이
폭설처럼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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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뜻 봐서는 시조 같지 않은데 자세히 보면 단형시조 두 수가 모인 시조 작품이다. 첫눈 오던 날, 새끼를 밴 어미개가 버려진다. “데려가서 키우라”는 종이 한 장을 등짝에 붙인 채. “의지할/ 바람막이는/ 둘러봐도/ 없다”는 제3연이나 “뱃속의 어린 것들 살아 있다 꿈틀하는데”는 제5연이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러한 시조는 파격이 아니면서도 외양이 무척 새롭다. 그 내용도 인간세계의 비정함을 드러낸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승하
몽진2님의 댓글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강아지를 좋아해서 유기견 7마리를
키워서 6마리는 늙어서 하늘로 보냈고 이제 한마리
남았습니다. 남얘기 같지 않은 내용의 시조.
역시 훌륭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