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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8月 0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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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0회 작성일 15-08-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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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0803

 

 

   땀 찔찔 나는 몹시 더운 날씨였다.

   일은 모두 어렵다. 쉬운 것이면 그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해도 그 위치에 맞게끔 부여한 것이라 믿으며 살면 아주 편하다. 아침, 청도 가비에 물건을 챙겨드리고 직접 건네 드리지 못했다. 늘 아침이면 모든 매장을 문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9시에 약속했지만 가비 사장님은 조금 늦게 오셨기 때문이다. 가게 앞, 마트에 물건을 맡겨놓고 아침 일을 보아야 했다.

 

   칠월 말부터 팔월 초는 휴가철이라 영업이 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커피는 서비스업종이니 별달리 휴가를 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업종인데도 문을 쉽게 닫고 휴가 떠나는 사람은 참 부럽다. 최 씨와 점심 먹으려고 보쌈집에 갔으나 문이 닫혔다. 오늘부터 1주일간 휴가라며 팻말이 붙었다. 별수 없이 가게 앞, 돈가스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집은 창업한 지 1년 다 되어 가지 싶다. 임당은 구석이나 다름없지만 여기 창업하는 것 보면 대단하다며 생각한 적 있다. 소비가 받혀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 생맥줏집도 하나 생겼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몇 달 전에 문을 닫았다. 돈가스라고 별수 있을까! 했는데 들러 식사를 처음 가졌다. 생각보다 맛있고 깔끔하다. 손님도 한 분 한 분 오시며 주문하는 모습을 보니 괜찮았다. 메뉴를 보니 가격도 저렴하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안 갈 정도다. 웬만한 직업에 대한 철학이 없으면 내가 선택한 일을 소신껏 이루는 것은 어렵다.

 

   월말·월초면 긴장이 고조된다. 점포마다 마감서를 보냈지만, 결재를 제대로 하는 집이 몇 집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가맹점이라서 결재가 되지 않으며 개인 가게는 또 개인 사정으로 결재받기 어렵다. 받을 금액을 제대로 못 받는 가운데 다른 일을 하기에도 여간 스트레스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사람은 그것이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거나 나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이 일거나 무슨 수가 생긴다. 거기다가 가게 내부에 어떤 일이 생기면 심적 공황은 극에 달한다. 그러니 나는 겉보기에는 온전하지만 속은 다 썩었다. 이러한 심적 불안한 감정이 될 수 있으면 직원에게는 안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이 터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 좋지 못한 기분은 상대방에게 전달한 거나 마찬가지가 되는데 이것을 받아 주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오 선생은 아내이자 또 함께하는 직장 동료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오랫동안 함께 일하니 저 인간은 늘 그러느니 하며 바라본다. 오히려 이것은 나에게 편하다. 어떤 사람은 나의 강박관념에 못 이겨 얼마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그 전에 일을 똑바로 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로 그 발단이 된 것이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순 악질적으로 사람을 괴롭혔거나 인간 모멸적인 말로 상대를 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일이 그릇된 경우에 바로 잡으려고 했을 뿐이며 외부 경쟁에 무사 안일한 내부의 문제에 불만으로 조금 이해를 부각하는 정도였다. 이것도 상대의 위치에 서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말이라 해도 괜한 말이었구나 하며 나는 늘 뉘우친다. 산에서 바라본 마을의 정경과 마을에서 바라본 마을은 엄연히 차이가 난다. 그러니 대표로 일하는 사람의 그 수고스러움은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다섯 시 퇴근이면 네 시부터 마감 준비한다. 근무시간을 내가 몰라서 물은 것도 아니다. 누가 나오며 누가 들어가는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며 누가 쉬는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거짓말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거기다가 월권이라고 한 말에 이리저리 카톡을 날리며 행하는 그 처사는 뭔 말인가! 엄연히 위·아래가 있고 일을 행하고 따르는 것도 그 순서가 있지만, 한 사람을 무시한 처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누구도 자기가 한 말은 잘 모른다. 어떤 날은 내가 큰 잘못을 했나 하며 느낄 때도 있다. 그러니 노자의 도덕경 13장의 말씀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 내 몸이 있기에 생기는 일들이다. 오소이유대환자吾所以有大患者, 위오유신爲吾有身 이라고 했다. 그러니 칭찬도 모욕도 거저 흘려듣는 것이 나에게 이롭다. 그리고 어떤 우환도 가벼이 여겨 몸을 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 시각이 나는 천국에 와 있는 기분이다.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바깥에 일어난 일에 대해 지금껏 가지며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며 생각하면 된다. 오늘 앞산순환도로에 자리한 로미네 카페에 다녀왔다. 두 평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카페다. 이 안에 제빙기가 고장이 났다. 기계를 뜯고 보았지만 결국 수리하지 못해 내일 다시 여기에 와야 한다. 하루 매출이 얼마 되지를 않아 이곳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분은 결국 퇴근해야 했다. 그러니 자기 인건비만큼의 매출도 오르지 않은 곳이라 경영인 또한 관리하기 힘든가 보다. 여름이라 아이스 메뉴가 대부분이니 기계는 제빙이 되지 않으니까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 기계 수리하는 동안 아르바이트 일하는 분은 카톡으로 누군가와 열심히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수리하다가 손이 칼에 비어 속살이 사과처럼 붉다. 이제는 피도 멈춰 칼이 지나간 자리가 계곡처럼 보인다)

   압량, 잠시 머물러 이 일기를 적고 있지만, 손님이 몇 분 오갔다. 모두 처음 오신 분이었다. 볶은 커피를 사가져 가신 분, 더치커피를 주문하신 분,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씩 앉아 마시고 간 손님도 있었다.

 

 

   노자 도덕경 16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부물운운 각복귀기근

   歸根曰靜 是謂復命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귀근왈정 시위복명 복명왈상 지상왈명 부지상 망작흉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王乃天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왕내천 천내도 도내구 몰신불태

 

 

鵲巢解釋]

    (마음)빈 것이 극에 이르면 고요함을 살피며 지켜야 한다. 만물이 함께 일어날 때 나는 반복됨을 바라보네. 하늘의 만물은 돌고 돌면서 각 그 뿌리로 되돌아가며

   돌아온 뿌리 즉 근원을 고요함이라 일컬으며 이는 명이 돌아온 것이라 이르네. 돌아온 명은 상이라 일컬으니 상을 아는 것은 밝음()이라 이르네. 상을 알지 못하는 것은 망령이 들며 흉하게 되니

   상을 아는 것은 용에 이르고 용은 공에 이르고 공은 왕에 이르고 왕은 하늘에 이르고 하늘은 도에 이르니 도는 오래가며 이미 세상 폭 젖은 몸은 위태하지 않다네.

    

 

   성인이면 하루 처리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처리한 일과 인간관계, 그 모든 감정 어린 것들은 어찌 또 다 헤아리며 볼 수 있을까 말이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고 고요함을 살피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야말로 반드시 있어야겠다. 우리는 자연을 본다. 자연은 누가 시켜서 일어나고 또 어떤 외부의 힘에 꺾이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일어나고 때가 되면 다시 어머님의 품으로 돌아온다. 60평생이면 60여 회의 돌고 도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뿌리 즉 근원이라 한데 이는 고요함이라 노자는 일컫는다. 즉 정이다. 이는 명즉 운명이며,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하늘의 도다. 돌아온 운명은 상이라 한데 이 상은 평상심을 말한다. 일상적인 마음이다. 이 상을 아는 것은 밝음이다. 평상심을 찾을 수 있는 자는 밝은 자다.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자란 말이다. 그러니 상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망측하기 그지없고 흉하기까지 하다. 굳이 예를 들면 역대 폭군을 들 수 있으며 현대사회도 여러 예를 들 수 있다. 정치인의 잘못된 판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던가!

    상을 아는 것은 용에 이른다고 했다. 은 얼굴이다. 용모며 몸가짐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말한다. 이는 용에 이르면 공에 이른다고 했다. 은 공평함을 말함이며 숨김없이 드러내 놓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함께할 수 있다. 이 공에 이르면 왕이 되는데 왕은 말해야 뭐 하겠는가! 으뜸이란 말이다. 이 으뜸은 모든 것을 살필 수 있는 자리며 상과 용과 공을 아우르며 하늘의 운까지 아니 하늘과 다름없다. 이 천운을 라 하며 도는 장구하다. 그러면 세상 폭 담근 몸은 위태하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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