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평정/홍성일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천하 평정/홍성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4회 작성일 18-01-27 23:03

본문

천하 평정

홍성일

나는 학교 문 앞에 있는 자장 집 2층 아줌마를 무척 좋아한다.
푸짐한 몸매에 푸짐한 마음이 대번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요즘 어찌 그런 정성이 있으랴.
그래서 난 종종 그 집 2층을 가곤 했다.
아침을 굶고 허기진 배에도 결단코 그 집으로 행차는 것이었다.
그리고서는 빈속에 기름덩어리로 버무린 면은 안 된다는
친구들의 영양 어린 충고에도 난 면을 고집했다.
나의 자장면 나를 향해 윙크하는 그 많은 메뉴를 애써 무시하며
눈 딱 감고 손짓하나로 자장면을 찾았다.
주문을 받기 위해 1층 홀에서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무척 힘겨워 보이는 저 아줌마.
친구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유독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오늘은 자장면?"
어울리지 않은 빨간 색 립스틱 아니 자장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터져 버린 앵두 빛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
나를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짧은 머리 그녀는 왜 짧은 머리를 저렇게 했을까?
언제 보았던 브룩클린에서 연유하는 강인함 때문일까?
강한 게 좋아 혼자서 세상을 살고 싶어 머리는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아 하하 메뉴 선택권을 모조리 빼앗은 나는 재빠르게 외쳤다.
"예, 네 그릇이요."
그녀의 양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뒤뚱거리며 난간에 대고 외친다. "2층 자장면 네 개 ! 둘은 곱빼기"
만족의 한숨이 쉬어진다.
난간에 기대어 소리지르는 그녀의 엉덩이는 무지 크다.
혹시 애를 둘쯤 낳아본 경험자는 아닐까?
그래도 좋다. 난 그저 그녀가 있는 이곳 2층이 좋다.
그녀는 내가 있을 때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뭐 귀중한 물건이 여기에 있다고 이곳 옥상 방을 고집하는 걸까?
나 때문에 ? 아니다. 그녀는 날 잘 모른다.
나만의 일방 통행 일뿐이다.
그러면 왜 신을 벗고 올라 서야하는 이 비좁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다락방을 왜 2층에 대한 애착이라 생각한다.
1층과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이곳에는 햇살이 비친다.
오전 11시쯤 고개 드는 강렬한 햇살이 아니다.
봄에 피는 개나리 마냥 노란빛 아지랑이 멋 살 난 이 햇살이 좋다
메뉴 판에 오케이하고 동무들과 고된 졸음과 전쟁이야기를
터뜨릴 즈음 개나리는 살며시 피어서 동무들을 간질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녀는 개나리를 좋아해서 이곳을 고집하는 거야
사람들은 2층으로 올라가는 그 가파른 계단을 싫어한다.
더군다나 초광 속 디지털시대에 사람들이 신을 벗고 긴 다리를
쫙 펴 볼 시간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언제나 2층에는 사람이 없다.
그녀는 손톱을 매만지고 있다. 빨간 매니큐어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이것은 나의 일부가 아니야, 단지 가식이야 말한다.
조화되지 않음 불일치 그녀와는 어울릴 수 없는
빨간 매니큐어 새빨간 그녀에게 빨강이 시사하는
섹시의 촌스러운 미를 일러주었을까?
그녀는 매니큐어를 벗기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광을 내고 있어 반짝 반짝 "이층 자장면 받아요"
1층 주방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는 내 사색을 깨뜨렸다.
그녀는 1층으로 내려갔다.
곧 힘 좋게 자장면을 받아 갖고 올라온다.
'많이들 먹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날 불러요."
쌀의 1.5배인 면발을 잘도 입 속으로 잘 빨아들이는 동무들
후루룩 후루룩 오늘도 어김없이 자장면을 남겼다.
언젠가 그녀가 내 귀에다 입을 대고 아주 끔찍한 말을 해 주었다.
" 먹고 남는 자장의 70%는 자신의 침이래"
배고픈 하이에나인 동무들은 자신의 침을 맛있게 먹었다.
나는 상상한다. 그녀가 내 귀에 데고 이런 끔찍한 말을 해주기를
"뱃속에 든 30%는 네가 좋아하는 하나의 침이야. 한 그릇 더?"
빨간 색 손톱이 내 귓밥을 살짝 잡아당긴다.
나는 그녀를 보며 보일 듯 말 듯 고갤 끄덕인다. 헤헤
개나리 꽃 아리랑이 피는 2층 속의 기분 좋은 나른함 자장면이 좋다
그녀의 30%도 좋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2건 7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82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8-07
1481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0 08-04
1480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 08-03
1479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 08-01
1478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08-01
1477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7-26
1476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7-21
1475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6 0 07-12
1474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7-04
1473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6-26
1472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6-24
1471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6-11
1470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6-10
1469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6-06
1468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6-06
1467
오월의 향기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5-30
1466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29
1465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0 05-28
1464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1 05-23
1463
후투티 사랑 댓글+ 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 05-17
1462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5
1461
어머니의 봄 댓글+ 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2 05-14
1460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2 05-13
1459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1 0 04-23
1458
봄의 살란기 댓글+ 9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2 04-23
1457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4-20
1456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18
1455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4-11
1454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1 04-10
145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 04-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