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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사람들/윤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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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5회 작성일 18-07-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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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사람들

윤재석

아침이 밝아온다.
며칠 있으면 하지다.
1년 중 해가 가장 길다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날이 일찍 밝아온다.
새들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다.
벌써 일어나 야단법석이다.
새들 소리 때문에 잠을 더 잘 수가 없다.
겨울 김장용 마늘을 남부시장에서 구입할 계획을 세웠기에
우리도 일찍 일어났다.

핸드폰에서 5시 시보가 울렸다.
남부시장에는 새벽 4시부터 시작하여 오전 9시까지 새벽시장이 열린다.
새벽 일찍부터 장을 시작하기에 사람들은 새벽시장이라 부른다.
손수레와 장바구니를 준비했다.
시장할까봐 간식으로 요기를 했다.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니 한 시간이 얼추 지나가 버렸다.
자동차로 남부시장 새벽시장으로 갔다.

새벽시장은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손수레를 끌고 시장으로 향했다.
상인들과 시장을 찾아온 사람들로 뒤엉켜서 매우 혼잡했다.
몸을 서로 조심하면서 비켜갈 정도다.
상인들은 저마다 자기 상품이 좋다고 입에서 침이 튀도록 알리기에 열심이다.
목에 핏대가 솟아오르도록 큰소리로 외쳐대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은 관심도 두지 않는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니 너무나 인정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 또한 누가 들어주든 말든 열심히 상품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오직 자신의 일에 충실할 따름이다.

남부시장은 전라북도의 중심에 해당한다.
지리산이나 동부산악지방인 진안, 무주, 장수 등지에서 생산된
한약재를 팔기 위한 약령시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전주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약령시장인데, 일제강점기 때 폐쇄되고 말았다.
지금도 남부시장 주변에는 한약방과 한약 재료상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한약방을 찾거나 한약재를 사려면 남부시장으로 가는 편이 좋다.

서부 평야지 김제나 완주 이서면에서 들여온 농산물이 풍부하다.
지금은 비닐 하우수가 많이 보급되어 과학적으로 영농을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과일이나 채소는 철이 따로 없다.
풍부한 과일과 채소로 시장이 활발히 열리고 있다.
마늘도 제철을 만나서 자동차로 싣고 와서 시장바닥에 수북이 쌓아놓고
사람들을 불러댄다.
우리는 어디가야 조금이라도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살까 하여
이리저리 기웃거려 보았다.
경상도 의성에서 왔다는 마늘이 한 접에 삼만 오천 원이란다.
네 접을 사서 손수레에 실었다.

남부시장은 역사 깊은 전통시장이다.
전주의 명소 한벽당을 거쳐 흐르는 물은 시가지를 거쳐 만경강으로 흐른다.
전주천 정화사업으로 물이 맑아졌다.
물 속이 환히 보인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노는 피라미가 눈에 들어온다.
아침 햇살을 받고 반짝거린다.
물에는 작은 백로가 고개를 기웃거리며 천천히 걷고 있다.
모두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세월 따라 강산이 변한다 했다.
전통시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이곳 시장이 옛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시장으로서 활기가 많이 위축되었다.
사람은 편리함과 이익을 찾아다닌다.
한 곳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휴식을 취하면서 생활의
여유를 갖게 되니 자연 사람들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게 된다.
세태의 변화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시장의 모습과 위치가 바뀌고 있다.
원래 시장은 상설시장이었다.
사람은 늘어나고 자리는 좁아서 매곡교 다리 위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이곳은 점포가 없이 좌판을 벌인 상인들이다.
야채나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주로 모인 곳이다.
노천시장으로 나와서 새벽부터 물건을 사고 파는 새벽시장이 열린다.
지금은 아예 전주 천변 둔치로 장소가 옮겨지고 있다.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해는 벌써 뜨겁다.
이른 아침인데도 무더운 여름 한낮 같다.
겨울이면 따뜻하겠지만 덥다.
뜨거운 햇볕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 농부도 있는데 이 정도는
참아야 할 게 아닌가. 손수레에는 마늘, 사과,
무 등이 가득 실려 있어서 제법 무겁다.
사람들은 아직도 북적대고 있다.
사람이 걸릴까 신경이 쓰인다.
자칫하면 아침부터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새벽 4시부터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북적댄다.
내일도 이곳에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이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생동감이 넘친다.
오늘은 나도 새벽을 여는 사람과 어울려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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