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윤재석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빨치산/윤재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6회 작성일 18-09-02 13:24

본문

빨치산

윤재석

빨치산은 6·25전쟁 때 북한으로 미처 넘어가지 못한 낙오병과
그에 동조한 자들이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동족끼리
싸우는 전쟁이 벌어졌다.
이 전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다.
1953년에 휴전이 되었다.
지금도 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족이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살아가는
슬픈 이별이 계속되고 있다.

빨치산은 큰산이나 깊은 계곡에서 숨어 지냈다.
지리산을 남한의 주 근거지였다.
내 고향 진안 백운면에도 큰산과 깊은 계곡의 출입이 어려웠다.
이곳에서 빨치산들이 살았다.
자기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군인이나 경찰에 발견되면 바로 죽어야 했다.
그러므로 깊은 산골짜기에서 살아가는 비참한 운명의 낙오병들이다.

우리 마을은 안전한 지역으로만 생각했다.
빨치산의 약탈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날 저녁 모기가 너무 많아 어머니와 모깃불을 피우고 있었다.
빨치산이 우리 마을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빨치산이
우리 마을에 쳐들어왔다.
우리 집에 갑자기 큰 외숙과 웬 군인들이 들어 왔다.
마을 이장 일을 보고 계시는 큰 외숙을 안내자로 삼은 것이다.
동무하는 말투와 행동으로 보아 빨치산임을 알았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 빨치산을 처음 만났다.
그들의 약탈이 시작되었다.
방과 부엌 벽장을 마구 뒤지고 다녔다.
그 가운데 여자 빨치산은 부엌으로 장독대로 다니면서 소금이나
간장 등 양념을 병이나 단지에 담아갔다.
모자 뒤로 머리를 늘어뜨린 것으로 보아 젊은 여자들로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사상이 무엇인지 저토록 비참한 생활을 하는가 싶었다.

남자 빨치산은 구둣발로 방에 들어와서 샅샅이 만져보며 가져갔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봉지를 보고 무어야고 묻기에 약이라고 대답했다.
약으로 쓰기 위해 매달아 놓은 조그마한 꿀단지였다.
빨치산이 얼른 떼어서 밖으로 내던진다.
또 다른 봉지를 뜯어보더니 써럭초인 담배를 밖으로 내던졌다.
밖에서 기다리던 빨치산은 얼른 받아서 배낭에 담았다.
다음에는 나와 동생의 여름 방학 책을 보더니 내 것을 밖으로
내던지면서 하는 말이. “야! 동무 담배 종이 하게 빨리 넣으라고.” 했다.
그 해의 내 방학 책 숙제는 그 날 저녁 빨치산의 손에서 끝나 버렸다.

밖에서는 어머니가 빨치산에게 사정하고 계셨다.
우리 집 돼지를 잡아가려고 했다.
어머니께서는 한 달만 있으면 새끼를 낳으니 제발 돼지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셨다.
그러는 사이 지서에서 총소리가 들려오니 빨치산들은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으로 돼지는 살았다.

어제 밤일은 잊었는지 아침해는 동쪽 하늘에 떴다.
마을 사람들이 빨치산의 짐꾼으로 붙잡혀 갔다.
그 가운데 작은 외숙도 끼어 있었다.
한 번 잡혀가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외갓집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오전쯤 해서 작은 외숙은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며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십여 일이 지난 뒤 돌아왔다.
옷은 다 떨어지고 수염은 덥수룩하여 걸인 같았다.
그래도 돌아오니 반가운 일이었다.

빨치산은 주민들의 가축이나 식량, 생활용품 등을 약탈해서
근근히 살아갔다.
주민들은 빨치산의 말을 잘 들어야만 했다.
반항하거나 고발하면 죽기 때문이다.
약탈은 그들 의식주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어느 날은 다른 마을에서 빨치산들에게 약탈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저녁이 되면 어두운 틈을 이용하여 빨치산의 약탈이 시작된다.
내 고향 덕태산 팔공산 부근의 주민은 불안한 생활을 했다.
빨치산의 약탈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큰산과 깊은 골짜기와 멀리 떨어진 곳을 찾아 피난해야 했다.
빨치산이 약탈하면서 집들을 불사르고, 군인은 빨치산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법으로 주민과 시설을 분산시키니 마을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나의 집안 친척도 그렇게 당했다.

정부는 빨치산 소탕작전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약탈을 당하거나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민심을 수습하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자동차와 많은 군인들이 들어왔다.
철모를 쓰고 어깨에는 총을 둘러메고 있어서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그때 게딱지 두 개가 육군 중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백골부대라고 기억한다.
빨치산 소탕을 공비토벌이라고도 했다.
그 뒤 군인과 경찰들의 계속된 소탕작전으로 빨치산이 없어졌다.
주민들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6·25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전쟁의 산물로 남북으로 헤어져 살아야 하는 이산가족이 생겼다.
서로가 생사라도 알기 위한 만남의 행사도 중단된 지 오래다.
서로 쓰는 국방비만 해도 엄청나리라.
이 비용을 통일과 경제 발전에 활용하면 대한민국이 세계의 선진국이 될 것이다.

휴전은 전쟁을 잠시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도 북한은 틈만 있으면 도발을 일삼는다.
이제는 전쟁이 일어나면 남한도 북한도 온전치 못하고, 파멸만 올뿐이다.
이제는 체제를 뛰어넘어서 손에 손을 잡고 사는 통일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자유의 나라 번영의 나라를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임무가 아니겠는가?

이 삼천리금수강산에 번영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54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5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 03-26
1653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3-21
165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3-17
1651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 03-16
1650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 03-16
1649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 03-16
164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 03-16
16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2 03-07
164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 03-05
16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1 03-03
1644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1 03-02
164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2 03-01
16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1 02-26
1641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1 02-21
1640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1 02-21
1639 시인삼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2-11
16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2-02
163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2 01-30
1636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3 01-23
1635
마당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3 01-21
163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18
163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18
163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1-16
1631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1-13
1630 김춘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1-12
162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1-09
162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1-08
16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1-07
162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1-07
162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01-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