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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조카와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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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NaCl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270회 작성일 15-08-09 12:47

본문

어린 조카와의 수다 / NaCl

 

 

조카딸, 제인의 나이 아홉 살. 한국말과 영어를 골고루 할 줄 아는 제인이는 삼촌인 나를 말벗으로 삼아 요즘 한창 수다가 극을 달린다. 더 늦기 전에 한글을 가르쳐야 겠다고 생각하여 한 달 전부터 한글을 가르쳐 왔다. 처음엔 어려워 하더니 점점 한글의 원리를 깨닫기 시작했다.


전엔 내가 한글공부 하자고 먼저 말을 꺼내야 그제서야 못 이기는 척 앉을뱅이 책상 앞에 앉았는데 이제 시간이 되면 나를 먼저 찾는다. 한글에 눈이 뜨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공부를 하면서 엄마 아빠에게 못했던 잡다한 이야기를 삼촌인 나에게 쏟아부을 수 있어서 그게 좋아서 한글공부 시간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제인이는 궁금한 것도 많다. 북한에 대해 묻기도 하고 죽음에 대해 묻기도 한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적은 어휘로 쫑알쫑알 말을 이어가는 걸 보면 사고가 명확하고 순수하다. 조카에게서 뭔가 영혼의 순수성을 들여다 보며 나를 비춰본다.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든다고 하지만 오히려 잃어 버리는 것도 많다. 특히 중년 남성은 웃음을 잃어 버리고 온화함도 떨어진다. 험한 인생을 이겨 내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잘 시간이 다가 오는데도 제인이는 삼촌을 붙잡고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은지 영어 한국말 섞어 가며 미주알 고주알 쏟아 낸다. 한글공부 30분 하기로 해 놓고 두 시간은 지난거 같다. 언제까지 삼촌과 한 집에서 살 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제인이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며 많은 얘기를 주고 받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인이가 아주 행복해 하는것 같고 자존감도 얻는 걸 느낀다.


나 또한 제인이와의 시간으로 하여금 많은 보람도 얻고 기분도 아주 좋아진다. 대화는 어른이나 아이나 삶에 엔진오일이라고 해야 하나?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삶은 주어지는 것 같다. 어린 조카와의 대화를 통해 어릴적 때 묻지 않은 웃음을 찾고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건 제인이의 어휘 속에 그러한 순수함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5. 8. 8 [22:47]

추천0

댓글목록

石木님의 댓글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카와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매우 행복해 보이네요.
어느 가정에서도 어린이는 기쁨과 웃음의 원천이지요.
맑은 영혼을 표현하는 데에는 많은 어휘가 필요한지 않은가 봅니다.

NaCl 박성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NaCl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를 들어, 조카 제인이 북한에 대해 물을 때 이런 어휘를 썼습니다.
"삼촌, 북한은 예쁜 나라야, 미운 나라야?"

그 질문의 속내를 파악해 보니, 북한의 환경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북한에 가면 꽃과 나무가 많은지 건물과 공원같은 것이 잘 되어 있는지를 물은 것입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여운 조카가 커서 우리의 분단의 이유와 현실을
알면 마음아파 히겠지요~ 그전에 우리의 힘으로
국민들의 염원이 이루어지길 소원해 봅니다~^^

NaCl 박성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NaCl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통일이라는 우리 민족의 과제가 어쩌면 오히려 긴장속에서
더 열정적으로 삶에 임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일본의 어느 지식인은 그런 통일을 향한 한국의 분단상황을 부러워 했다고도 합니다.
일본의 젊은이는 그런 민족의 꿈과 비전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들었습니다.
어쨌든 분단상황은 극복되어야할 민족의 숙제이고 머지않아 풀리리라 믿습니다. ^^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기 조카와 보내는 시간이
무척 즐거워 보입니다.
더구나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삼촌의 기품이 엿보입니다.
좋은시간 되십시요.

NaCl 박성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NaCl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국에서 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모국어인 한글을 자유롭게 사용할줄 알아야 하기에
어린 조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동생이 미육군을 은퇴하고 함께 살게 되면서 조카들을 통해 삶에 활력을 찾아서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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