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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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mil해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35회 작성일 18-03-28 05:07본문
꽃들이 잔치를 벌이기 시작했다.
매화가 지기 시작하자 순백의 목련이 새색시처럼 수줍게 하나 둘 피어 오르더니
어느덧 나무 전체를 흰색으로 덮어 버렸다.
칙칙한 회색 나무 숲 속에서 허공 높이 장대하게 우뚝 솟아오른 커다란 목련나무에는
가지 가지 마다 가득 가득하게 주먹만한 목련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나 주변을 환하게 만들었다.
하늘은 맑았고 한낮의 봄 햇살은 이르게도 따가웠다.
그 강렬한 햇살아래 꽃송이는 더욱 눈부셨다.
외진 숲속
작은 무덤 하나 있는 곳
그 무덤 조금 위 쪽
가시 덤불 너머 서 있는 목련나무는
가리는것 없이 햇살을 온전해 받았고 그래서 더욱 빛이 났다.
봄바람이 불었고 꽃잎이 하나 둘 날리기 시작했다.
절정의 순간이 유난히도 짧은 이 꽃은
꽃이 필 때 쯤이면 궂은 날씨로 인해 꽃 몸살을 많이 앓아
온전하게 피어난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올해는 날씨가 좋아 이처럼 화사한 모습을 볼수 있다니...
목련이 꽃 잔치를 벌이자 맹숭맹숭하게 보이던 벗나무들이 분홍색 꽃봉우리를 부풀리더니
하룻밤 사이에 폭죽처럼 꽃 무더기를 터트리며 나무 나무마다 풍성한 꽃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 버들벗꽃은 벌써 피어 났다.
공원 한쪽 아래로 내려 가는 계단 입구에 자리한 늙은 수양버들벗꽃에서
꽃들이 피어나 가지마다 수북하게 매달렸다.
이 수양버들벗꽃 나무는 늙었다.
밑둥 껍질은 윤기가 사라져 푸석 거렸고 푸른색 이끼가 가득 끼었다.
오래된 가지중 어떤것은 썩어 부러졌고
그 남은 가지를 자양분 삼아 노란 버섯들이 한줄로 단정하게 늘어서서 자라고 있다.
한 겨울 매서운 삭풍이 나무를 흔들때는 영락없이 죽어 있는듯 했는데
봄이 오자 벗나무 중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내었다.
휘영청 늘어진 가지마다 풍성하게 매달린 꽃 송이들은 바람결에 몸을 흔들며
어린 나무에서는 볼 수 없는 고목스러운 풍경을 멋지게 연출했다.
새들이 지저귀고 꿀을 모으는 벌들이
다리마다 한가득 꽃가루를 묻히고 꽃 사이로 분주했다.
댓글목록
한남주부님의 댓글
한남주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란 하늘아래 풍성한 백목련 감탄합니다
꽃잔치에 초대받은듯이 마냥 즐거웠답니다
백목련 꽃속에서 나오니 흐드러지게 핀 벗꽃
호화로움에 자지러질뻔 했습니다
백색세계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했지요
멋지게 담아오신 님의 수고하심에
감사 글 몇자 놓읍니다
hemil해밀님의 댓글
hemil해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청명한 하늘과 밝은 햇살아래 하얀색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련이 꽃 잔치를 벌이자 맹숭맹숭하게 보이던 벗나무들이 분홍색 꽃봉우리를 부풀리더니
하룻밤 사이에 폭죽처럼 꽃 무더기를 터트리며 나무 나무마다 풍성한 꽃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동강을 가면서 남쪽에 꽃들이 피는 순서를 잊은 것을 알았어요~
개나리 핀 곳에 복사꽃 이화꽃 벚꽃이 함께 마구 피는 중이였어요
이제 꽃이 피는 계절의 의미 보다 피는시기가 윗지방과 아랫지방으로 나누어 질것 같습니다...ㅎ
하얀곷 이 피워내는 순백의 이미지 멋집니다
맛깔 나는 글도 멋져요~!!!
산그리고江님의 댓글
산그리고江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 잔치 풍성 합니다
안 먹어도 배부른 잔치 입니다
맘이 행복해지는 풍성한 꽃잔치 즐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