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7-31 11:3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05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안효희

 

 

나무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기댄 것은 나인가 그림자인가

 

배우처럼 분칠을 한다

 

언제나 웃는 얼굴은 슬퍼지는 얼굴을 데리고 산다

움직이는 순간마다 서로를 바라본다

울며 웃으며 끌어안는다

 

물들지 않는 단풍나무 잎사귀 떨어진다

가본 적 없는 숲에서 날아온 먹그늘나비가 손톱 위에 앉는다

 

그림자를 끌고 가는 왼쪽 얼굴이

햇빛 드는 오른쪽 얼굴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얼굴을 접는다

두 개의 얼굴이 네 개가 되는

귓속의 귀 열리고 입속의 입 겹친다

 

천천히 느리게 걸어가는 두 발과

가슴 두근거리며 허둥대는 두 발을

누가 묶어 놓았나

 

사거리에 세워진 바람인형이 다시 넘어진다 다시 일어선다

밤이면 의문부호 같은 비가 지붕과 지붕을 덮어

한 명, 두 명, 세 명의 내 모습이 잠에서 깬다

 

얼굴과 얼굴 사이

아무도 모르게 잠시 파랗게 물드는 것은

 

또 다른 그림자를 가진 여러 겹의 얇은 옷

아침은 다시 시작되고 그 절반은 붉거나 푸를 것이다

 

- 시와사상2017년 봄호

 

 


anhyohee-140-n-n.jpg

1999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꽃잎 같은 새벽 네 시』『서른여섯 가지 생각』등

 

 

 


토백이 17-09-13 21:37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0714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24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88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33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21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357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252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373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360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389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376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448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355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413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410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578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517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463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472
1072 혼잣말, 그 다음 / 함성호 (1) 관리자 11-28 717
1071 보라에 대하여 / 서안나 (1) 관리자 11-28 591
1070 집 / 이선영 (1) 관리자 11-27 648
1069 천돌이라는 곳 / 정끝별 관리자 11-27 575
1068 울타리 / 조말선 관리자 11-24 858
1067 물고기 풍경 / 윤의섭 (1) 관리자 11-24 698
1066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1) 관리자 11-23 748
1065 반구대 암각화 / 한국현 (1) 관리자 11-23 616
1064 낙과 / 이덕규 (1) 관리자 11-22 813
1063 시간에 기대어 / 고재종 (1) 관리자 11-22 806
1062 저공비행 / 최형심 관리자 11-21 721
1061 포크송 / 강성은 (1) 관리자 11-21 672
1060 고래가 되는 꿈 / 신동옥 (1) 관리자 11-20 779
1059 야수의 세계 / 서윤후 (1) 관리자 11-20 701
1058 만월 / 송종규 (1) 관리자 11-16 1054
1057 흐린 날의 귀가 / 조 은 (1) 관리자 11-16 969
1056 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 / 조용미 (1) 관리자 11-15 978
1055 耳鳴 / 나희덕 (1) 관리자 11-15 961
1054 검은 징소리 / 장옥관 (1) 관리자 11-14 930
1053 모레이가 물고기를 셉니다 / 김지녀 (1) 관리자 11-14 863
1052 발의 본분 / 조경희 (1) 관리자 11-13 965
1051 실내악 / 정재학 (1) 관리자 11-13 869
1050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 이근화 관리자 11-10 1329
1049 바람 조율사 / 김유석 관리자 11-10 1084
1048 폭풍 속의 고아들 / 리 산 관리자 11-09 1071
1047 구름의 산수 / 강인한 관리자 11-09 1113
1046 문장리 / 이상인 관리자 11-08 1038
1045 곤계란 / 최금진 관리자 11-08 1002
1044 비파나무 / 이경교 관리자 11-07 1116
1043 살구나무 당나귀 / 송진권 관리자 11-07 1084
1042 계단이 오면 / 심언주 관리자 11-06 1121
1041 꼬리 없는 사과 / 이화은 관리자 11-06 108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