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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28 15:4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82  

제조업입니다

 

송기영

 

 

   말제조를 합니다. 제조업이죠. 끼워달거나 기워 넣습니다. 잘못 갖다 붙이면 쪽박을 차기도

합니다. 엎지를 수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기어코 주워 담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몇 번 먹었

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말입니다. 말의 생산성은 분위기에 달렸습니다. 분위기를 뛰어넘는

말이 있다면, 반역이거나 혁명입니다. 말 조제가 아니라 제조입니다. 귀가 없는 당신에게 어떤

말이 약이 될 수 있을까요.  말놀이를 하다가 약이나 안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귀를 입으로

뜯으며, 말꼬리를 잡고 뱅글뱅글 돕니다. 뚫을 수만 있다면, 말총을 만들어 심장을 겨눌 텐데.

 

   말제조를 합니다. 궁하면 찍어내는 게 말이라고 하지만, 있는 말도 아니고 없는 말도 아니고,

산 말도 아니고 죽은 말도 아닌, 무엇인가 상큼발랄 유쾌한 소리를 지르고 싶었던 것인데, 어젯밤

내가 당신에게 건넨 건

 

  말이었습니까?

- 시현실(2017. 봄호)

 


songgiyoung-140.jpg

1972년 서울 출생

2008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zip

 

 




krystar 17-09-02 16:46
 
아이쿠, 즐거운 말 유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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