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12 14:2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61  

하얀 나무

 

김신영

 

 

가시 돋친 줄기 사이로 햇살이 찾아든다

어둠에 속한 내가 걸어 나와 햇살을 받는다

겁 없이 환해지는 문장과

입술에 차오는 오색의 영롱한 이슬

거침없이 우르르 입술에 쏟아져

땅에 구르기 시작한다

삶에서 만난 지독한 기술은 하나같이

칼날을 번쩍거리며 달고

하여, 두렵지 않은 날을 세어 볼까

가끔은 칼날에 베여 핏빛을 바르고

어둠에 갇혀 며칠을 숨어 몰래 밥을 먹었다

 

벌레처럼 몸을 구부리고 앉아

성경에 손을 얹고 느닷없이 맹세를 하던

성호를 그으며 촛불을 켜고

두 손을 모으던

머나먼 진리의 밤

 

내가 만난 것들은 하나같이 술별에 살고

술기운으로 아침을 맞는 종족

반쯤 발그레해진 얼굴로

땅에 떨어진 말을 주워 담느라

하루해가 지나가는

 

어둠의 끝에서 취한 기술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늘은 4번 출구에서 보고 싶은 햇살을 만나기로 했다

저기 교회당 십자가 아래 햇살이 눈에 들어온다

 

- 월간 시인동네(2017.9월호)에서

 

 

 

 


 

김신영 시인.jpg


 

 

충북 충주 출생

1994동서문학등단

시집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불혹의 묵시록

평론집 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

대학교재 공저 대학국어작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7681
1028 빛나는 책 / 박현수 관리자 10-23 116
1027 이것 / 전동균 관리자 10-23 94
1026 나비잠 / 문성해 관리자 10-21 233
1025 수련 물들다 / 유종인 관리자 10-21 193
1024 미래 상가 / 김상혁 관리자 10-19 288
1023 비의 일요일 / 김경인 관리자 10-19 290
1022 붉은빛의 거처 / 이병일 관리자 10-18 327
1021 어깨로부터 봄까지 / 김중일 관리자 10-18 280
1020 이마 / 허은실 관리자 10-16 379
1019 달랑, 달랑달랑 / 최찬용 관리자 10-16 322
1018 죽음의 춤 / 윤정구 관리자 10-11 521
1017 담쟁이 / 배영옥 관리자 10-11 520
1016 서른을 훌쩍 넘어 아이스크림 / 서효인 관리자 10-10 376
1015 이상한 나라의 게이트 / 문순영 관리자 10-10 326
1014 토종닭 연구소 / 장경린 관리자 09-28 909
1013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관리자 09-28 880
1012 낯선 선물 / 이선욱 관리자 09-25 1063
1011 물속의 계단 / 이기홍 관리자 09-25 887
1010 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곽효환 관리자 09-22 968
1009 금요일 / 유희경 관리자 09-22 998
1008 돼지가 웃었다 / 구재기 관리자 09-21 932
1007 소소한 운세 / 이선이 관리자 09-21 936
1006 너무 멀어 / 김완수 관리자 09-20 1020
1005 진실게임 / 박상수 관리자 09-20 838
1004 진열장의 내력 / 임경섭 관리자 09-15 1124
1003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문제다 / 이영수 관리자 09-15 1014
1002 미움의 힘 / 정낙추 관리자 09-14 1170
1001 황혼 / 정남식 관리자 09-14 1210
1000 숟가락 / 김 륭 관리자 09-13 1174
999 달은 열기구로 떠서 / 김효은 관리자 09-13 1016
998 하얀 나무 / 김신영 관리자 09-12 1162
997 외상값 갚는 날 / 김회권 관리자 09-12 1147
996 당신의 11월 / 김병호 관리자 09-08 1422
995 지금 우리가 바꾼다 / 유수연 관리자 09-08 1274
994 이별 / 이채영 관리자 09-07 1385
993 새처럼 앉다 / 임정옥 관리자 09-07 1345
992 천원역 / 이애경 관리자 09-06 1243
991 나를 기다리며 / 이윤설 관리자 09-06 1326
990 길 위에서 / 김해화 관리자 09-05 1446
989 스물 네 살의 바다 / 김정란 관리자 09-05 1237
988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 남궁선 (1) 관리자 09-04 1267
987 에스컬레이터의 기법 / 김희업 관리자 09-04 1221
986 생가 / 김정환 (1) 관리자 08-31 1579
985 둘의 언어 / 김준현 (2) 관리자 08-31 1557
984 숲에서 보낸 편지 6 / 김기홍 (1) 관리자 08-30 1607
983 무반주 / 김 윤 (2) 관리자 08-30 1420
982 滴 / 김신용 관리자 08-29 1387
981 간절하게 / 김수열 관리자 08-29 1477
980 제조업입니다 / 송기영 (1) 관리자 08-28 1408
979 때가 되었다 / 박판식 관리자 08-28 144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