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12 14:2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74  

하얀 나무

 

김신영

 

 

가시 돋친 줄기 사이로 햇살이 찾아든다

어둠에 속한 내가 걸어 나와 햇살을 받는다

겁 없이 환해지는 문장과

입술에 차오는 오색의 영롱한 이슬

거침없이 우르르 입술에 쏟아져

땅에 구르기 시작한다

삶에서 만난 지독한 기술은 하나같이

칼날을 번쩍거리며 달고

하여, 두렵지 않은 날을 세어 볼까

가끔은 칼날에 베여 핏빛을 바르고

어둠에 갇혀 며칠을 숨어 몰래 밥을 먹었다

 

벌레처럼 몸을 구부리고 앉아

성경에 손을 얹고 느닷없이 맹세를 하던

성호를 그으며 촛불을 켜고

두 손을 모으던

머나먼 진리의 밤

 

내가 만난 것들은 하나같이 술별에 살고

술기운으로 아침을 맞는 종족

반쯤 발그레해진 얼굴로

땅에 떨어진 말을 주워 담느라

하루해가 지나가는

 

어둠의 끝에서 취한 기술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늘은 4번 출구에서 보고 싶은 햇살을 만나기로 했다

저기 교회당 십자가 아래 햇살이 눈에 들어온다

 

- 월간 시인동네(2017.9월호)에서

 

 

 

 


 

김신영 시인.jpg


 

 

충북 충주 출생

1994동서문학등단

시집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불혹의 묵시록

평론집 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

대학교재 공저 대학국어작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2278
1122 문지방을 넘다 / 임성용 관리자 11:04 53
1121 밤 산책 / 이정민 관리자 10:21 54
1120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관리자 01-17 155
1119 짐 / 유행두 관리자 01-17 130
1118 캄캄절벽이 환하다 / 채재순 (1) 관리자 01-16 232
1117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 진수미 관리자 01-16 197
1116 문득, 이 따뜻한 / 류현승 관리자 01-15 297
1115 내 안의 내원궁 / 김판용 관리자 01-15 224
1114 작금바다를 지나며 / 이은봉 관리자 01-12 417
1113 자오선 / 한성례 관리자 01-12 336
1112 오리의 탁란 / 강희안 관리자 01-11 386
1111 포옹 / 이기성 관리자 01-11 404
1110 꽃나무 곁에서 시 쓰기 / 양현주 관리자 01-09 557
1109 개밥바라기 / 김종태 관리자 01-09 425
1108 마음의 문신 / 정공량 관리자 01-08 488
1107 화장터 고양이 / 이승리 관리자 01-08 473
1106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 이일림 관리자 01-05 728
1105 생강나무 발목을 적시는 물소리 / 강상윤 관리자 01-05 554
1104 그릇 / 오세영 관리자 01-04 651
1103 화엄 새벽 / 박제천 관리자 01-04 560
1102 향기 / 윤의섭 관리자 01-03 686
1101 미장센 / 송 진 관리자 01-03 576
1100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관리자 12-29 1040
109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관리자 12-29 958
1098 풍천장어 / 이지호 관리자 12-27 818
1097 척 / 윤준경 관리자 12-27 777
1096 바퀴의 근성 / 이기와 관리자 12-26 847
1095 전신마취 / 김희업 관리자 12-26 781
1094 그 저녁의 강물 / 서양원 관리자 12-18 1478
1093 12월 / 최대희 (1) 관리자 12-18 1299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1187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1070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126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955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991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958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1293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1090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1166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1206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1201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1206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1313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1177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1232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1267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1423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1340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1214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1266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