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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13 09:2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117  

은 열기구로 떠서

 

김효은

 

하늘 맨 끝에 걸린 달을 본다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 달

달의 환부는 보이지 않고

달의 붕대만

달의 신음만 들떠 있는 밤

 

 영사기처럼 돌아가는

상처의 내력

사과처럼 둥글게 깎이는

달의 표피

붕대를 풀어

살갗에 달의 피부를

이식하고 싶은 밤

 

 감았다가 풀었다가

마무리할 매듭도 없이

고정시킬 반창고도 없이

흩날리는 밤

모래주머니를 매달고

떠오르고 싶은 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완성되지 못할 그림을 북북

완성되지 못할 시를 북북

찢거나 풀어헤치거나 불살라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밤

기체가 되려는 밤

 

아무도 모르게

붉은 피 하얀 피

달무리 되어

붕대 사이로 배어나오는 밤

4월의 밤

열기구로 떠있는 달 끌어내려

너희들 모두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주고 싶은 그런

그런 밤

 

 

—《시와 정신2017년 여름호

 

 

1979년 목포 출생

서강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2004광주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2010년 계간 시에평론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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