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15 08:5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72  

통조림은 이 문제다

 

이영수

 

   통조림은 죽는 날짜를 궁둥이나 이마빡에 붙이고 태어난다 수천의

쌍둥이 형제들 포장된 채 어딘가로 간다 쿨렁쿨렁 메스꺼운 속을

토하고 싶어 서로 등을 밀며 건더기들이 한쪽으로 쏠린다 상처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기억 꼭꼭 봉한 채 내 이식된 뿌리들 썩고 있다

진열장에 층층이 포개진 기억의 집도 붉은 반점의 저승꽃 피어 죽음이

스며난다 진공상태로 내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영영 기한이 지나지

않길 빈다 만일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천만 년 후로나 적어 살아 있음을

자유롭게 하리 누가 망상의 내 눈꺼풀을 잡아당겨 눈 속을 들여다본다

그때 내가 처음 물어야 할 것은 포장된 기억에 관한 것일까 내 이식된

외눈의 슬픔이 하늘을 닮아 푸르냐고 묻고 추억이 상하지 않았는지

맛보아야 할까 찌그러진 통조림은 급하게 토한다 너무 오랫동안 숨을

못 쉬었나

 

- 이영수 시집 나는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한다(천년의 시작, 2002)중에서

 

 

이영수.jpg

경남 함안 출생

1996<진주신문 가을문예> 시 당선

1998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나는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한다

고양이 속의 아이를 부탁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056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175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121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279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242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302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273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321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24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17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39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526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12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370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385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45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381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40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42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548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28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26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569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483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14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35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586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761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667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864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51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860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71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38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679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14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1003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47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58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875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70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899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70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73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33
1278 푸른 눈썹의 서(書) / 조경희 관리자 07-06 1090
1277 배낭이 커야 해 / 박형권 관리자 07-06 1032
1276 잘못된 음계 / 하재연 관리자 07-05 1092
1275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관리자 07-05 1121
1274 옷의 감정 / 박춘석 관리자 07-03 1316
1273 식물의 꿈 / 이현호 관리자 07-03 119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