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15 08:5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53  

통조림은 이 문제다

 

이영수

 

   통조림은 죽는 날짜를 궁둥이나 이마빡에 붙이고 태어난다 수천의

쌍둥이 형제들 포장된 채 어딘가로 간다 쿨렁쿨렁 메스꺼운 속을

토하고 싶어 서로 등을 밀며 건더기들이 한쪽으로 쏠린다 상처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기억 꼭꼭 봉한 채 내 이식된 뿌리들 썩고 있다

진열장에 층층이 포개진 기억의 집도 붉은 반점의 저승꽃 피어 죽음이

스며난다 진공상태로 내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영영 기한이 지나지

않길 빈다 만일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천만 년 후로나 적어 살아 있음을

자유롭게 하리 누가 망상의 내 눈꺼풀을 잡아당겨 눈 속을 들여다본다

그때 내가 처음 물어야 할 것은 포장된 기억에 관한 것일까 내 이식된

외눈의 슬픔이 하늘을 닮아 푸르냐고 묻고 추억이 상하지 않았는지

맛보아야 할까 찌그러진 통조림은 급하게 토한다 너무 오랫동안 숨을

못 쉬었나

 

- 이영수 시집 나는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한다(천년의 시작, 2002)중에서

 

 

이영수.jpg

경남 함안 출생

1996<진주신문 가을문예> 시 당선

1998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나는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한다

고양이 속의 아이를 부탁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2431
1124 수유역에서 / 장옥근 관리자 01-19 225
1123 다른 교실 / 서동균 관리자 01-19 184
1122 문지방을 넘다 / 임성용 관리자 01-18 285
1121 밤 산책 / 이정민 관리자 01-18 260
1120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관리자 01-17 288
1119 짐 / 유행두 관리자 01-17 255
1118 캄캄절벽이 환하다 / 채재순 (1) 관리자 01-16 349
1117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 진수미 관리자 01-16 308
1116 문득, 이 따뜻한 / 류현승 관리자 01-15 426
1115 내 안의 내원궁 / 김판용 관리자 01-15 324
1114 작금바다를 지나며 / 이은봉 관리자 01-12 516
1113 자오선 / 한성례 관리자 01-12 429
1112 오리의 탁란 / 강희안 관리자 01-11 474
1111 포옹 / 이기성 관리자 01-11 503
1110 꽃나무 곁에서 시 쓰기 / 양현주 관리자 01-09 651
1109 개밥바라기 / 김종태 관리자 01-09 509
1108 마음의 문신 / 정공량 관리자 01-08 574
1107 화장터 고양이 / 이승리 관리자 01-08 556
1106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 이일림 관리자 01-05 819
1105 생강나무 발목을 적시는 물소리 / 강상윤 관리자 01-05 636
1104 그릇 / 오세영 관리자 01-04 741
1103 화엄 새벽 / 박제천 관리자 01-04 649
1102 향기 / 윤의섭 관리자 01-03 774
1101 미장센 / 송 진 관리자 01-03 658
1100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관리자 12-29 1126
109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관리자 12-29 1055
1098 풍천장어 / 이지호 관리자 12-27 901
1097 척 / 윤준경 관리자 12-27 864
1096 바퀴의 근성 / 이기와 관리자 12-26 934
1095 전신마취 / 김희업 관리자 12-26 865
1094 그 저녁의 강물 / 서양원 관리자 12-18 1582
1093 12월 / 최대희 (1) 관리자 12-18 1393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1276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1157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213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1036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076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041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1383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1178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1250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1293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1288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1288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1400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1261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1317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1356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1511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142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