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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7 09:1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678  

 

비파나무

 

   이경교

 

 

   나무는 결림이라고, 스물 몇 해 전 남해금산, 저 나무 아래서 쓴 적이 있네 그 결림 얼마나 향기로운지 온몸에 노란 악기 주렁주렁 매단 열매들, 가지 끝으로 번지던 슬픈 선율들

 

   나무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내 몸이 악기의 울림통으로 바뀌는 사이, 소리의 즙은 얼마나 고였을까 비파나무를 따라온 스물 몇 해 푸른 잎 다 낡아가는 동안 노래는 언제 다 마르나 비파나무와 나는 어떤 울림으로 이어지나, 내가 비파나무와 눈을 맞춘 그 순간, 내 몸에도 나이테처럼 결림이 새겨진 건 아닐까   

 

 

  —《문학과 창작》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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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월간문학》 등단
동국대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꽃이 피는 이유』『달의 뼈』『모래의 시』등

시 해설서 『한국 현대시 이해와 감상』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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