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11-16 10:0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70  

 

흐린 날의 귀가

 

  조  은

 

 

친구가 내 집에다

어둠을 벗어 두고 갔다

점등된 등불처럼

왔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어둠이 따라붙지 못한 몸이

가뿐히 언덕을 넘어갔다

 

사는 게 지옥이었다던

그녀의 어둠이 내 눈앞에서

뒤척인다 몸을 일으킨다

긴 팔을 활짝 편다

어둠이 두 팔로 나를 안는다

나는 몸에 닿는 어둠의

갈비뼈를 느낀다

어둠의 심장은 늑골 아래서

내 몸이 오그라들도록

힘차게 뛴다

 

나는 어둠과 자웅동체처럼 붙어

어딘가를 걷는 그녀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경쾌하던 그녀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표정이 바뀐다

나도 한 숨 한 숨 힘겹고

눈앞이 흐려진다

 

—시 전문지《포에트리》2017년 창간호 

 



1960년 안동 출생.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
『따뜻한 흙』『생의 빛살』.


童心初박찬일 17-11-19 15:27
 
어둠->그늘진 삶의 기억을 말함이겠지요. 이것이 화자의 몸에 붙었다가 마침내는 화자가 되어버린 숨찬 삶의 기억.
미완으로 남겨둔 대답에서 진행형임을 짐작케하는...
즐감하였습니다.(_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0726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74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60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70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109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49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35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374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259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377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364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393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382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453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360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415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417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579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520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463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476
1072 혼잣말, 그 다음 / 함성호 (1) 관리자 11-28 720
1071 보라에 대하여 / 서안나 (1) 관리자 11-28 592
1070 집 / 이선영 (1) 관리자 11-27 652
1069 천돌이라는 곳 / 정끝별 관리자 11-27 579
1068 울타리 / 조말선 관리자 11-24 863
1067 물고기 풍경 / 윤의섭 (1) 관리자 11-24 699
1066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1) 관리자 11-23 752
1065 반구대 암각화 / 한국현 (1) 관리자 11-23 618
1064 낙과 / 이덕규 (1) 관리자 11-22 816
1063 시간에 기대어 / 고재종 (1) 관리자 11-22 812
1062 저공비행 / 최형심 관리자 11-21 725
1061 포크송 / 강성은 (1) 관리자 11-21 677
1060 고래가 되는 꿈 / 신동옥 (1) 관리자 11-20 780
1059 야수의 세계 / 서윤후 (1) 관리자 11-20 703
1058 만월 / 송종규 (1) 관리자 11-16 1056
1057 흐린 날의 귀가 / 조 은 (1) 관리자 11-16 971
1056 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 / 조용미 (1) 관리자 11-15 981
1055 耳鳴 / 나희덕 (1) 관리자 11-15 966
1054 검은 징소리 / 장옥관 (1) 관리자 11-14 932
1053 모레이가 물고기를 셉니다 / 김지녀 (1) 관리자 11-14 864
1052 발의 본분 / 조경희 (1) 관리자 11-13 965
1051 실내악 / 정재학 (1) 관리자 11-13 872
1050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 이근화 관리자 11-10 1335
1049 바람 조율사 / 김유석 관리자 11-10 1086
1048 폭풍 속의 고아들 / 리 산 관리자 11-09 1072
1047 구름의 산수 / 강인한 관리자 11-09 1117
1046 문장리 / 이상인 관리자 11-08 1043
1045 곤계란 / 최금진 관리자 11-08 1003
1044 비파나무 / 이경교 관리자 11-07 1121
1043 살구나무 당나귀 / 송진권 관리자 11-07 108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