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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6 11:0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66  

 

전신마취

 

김희업

 

흰옷 입은 사내가

달콤한 잠옷을 내게 전네주었어

그걸 채 입기도 전에 나를 잃어버리고 말았어

무아의 경지였어

그렇다고 꿈을 꾸는 건 절대 아니야

어떠한 꿈도 내게는 사치에 불과해

사실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꿈불감증을 앓고 있어

빠르게 도망가는 잠을 놓치지 않겠어

잠 등에 올라타기만 하면

죽음의 국경선에 놓인 잠의 나라에 쉽게 도달할 수 있어

내가 잠을 자든 잠이 나를 재우든 상관없어

가난한 영혼은 나보다 먼저 잠들어 있을 테니

내 몸을 탐하거라 암울한 사자使者

반납하고 싶어 안달하는

내 것이 아닌 내 몸을 가져가시라

나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새롭게 태어나겠어

마취의 눈꺼풀이 열리자

없어진 머리가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왔어

오오 악몽 같은 낡은 세계여

낯선 나는 왜 여기에 버젓이 있는가

곁에 나란히 누웠던

실패한 죽음을 비웃으며

나는 혀를 끌끌 찼어

회복실의 불빛, 내 몸 훑어

차례차례 잠의 옷을 벗기고 있었어

거기 또 다른 내가 있었어


김희업.jpg

건국대 국어국문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8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칼 회고전』 『비의 목록

17회 천상병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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