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1-03 10:0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791  

향기

 

  윤의섭

 

 

꽃밭을 뒤덮은 건 시포 같은 향의 기운이었다

가벼워서 끝끝내 짓누르는 중압

충매를 치르기 위해 꽃은 몸의 입자를 쏟아낸다

그러니까 꽃향기는 정확히 생과 사의 한 가운데를 흐른다

비장해 보이거나 죽음의 냄새가 배어있는

향그러움 슬픔의 독 한계절의 국부마취

달빛은 꽃향기를 통과하다 아련해지고

바람은 물들어 바람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조만간 산책이 애도로 바뀌는 지점에 다다를 것이다

향기의 성층권이 낮아지면 꽃들은 별의 최후를 닮아간다

파편 되어 흔적 없이 바스러지는

종말이 다가올수록 향기의 자장은 꽃을 중심으로 좁혀진다

꽃이 지면 향기가 걷히는지 향기가 사라지면 꽃이 지는지

꽃밭을 둘러싼 건 생무덤이었다

 

- 사이펀2회 우수작품상 수상작

 

 

 

1968년 경기 시흥 출생
아주대 국문과 졸업(국문학 박사)
1994년 『문학과사회』 등단
시집 『말괄량이 삐삐의 죽음』,『천국의 난민』,
『붉은 달은 미친 듯이 궤도를 돈다』 』,『마계』.『묵시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2466
1126 죽은 파도에 관한 에필로그 / 전비담 관리자 11:41 43
1125 가볍고 가벼운 / 김 령 관리자 11:38 47
1124 수유역에서 / 장옥근 관리자 01-19 289
1123 다른 교실 / 서동균 관리자 01-19 221
1122 문지방을 넘다 / 임성용 관리자 01-18 313
1121 밤 산책 / 이정민 관리자 01-18 283
1120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관리자 01-17 311
1119 짐 / 유행두 관리자 01-17 274
1118 캄캄절벽이 환하다 / 채재순 (1) 관리자 01-16 373
1117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 진수미 관리자 01-16 328
1116 문득, 이 따뜻한 / 류현승 관리자 01-15 452
1115 내 안의 내원궁 / 김판용 관리자 01-15 344
1114 작금바다를 지나며 / 이은봉 관리자 01-12 536
1113 자오선 / 한성례 관리자 01-12 447
1112 오리의 탁란 / 강희안 관리자 01-11 489
1111 포옹 / 이기성 관리자 01-11 524
1110 꽃나무 곁에서 시 쓰기 / 양현주 관리자 01-09 670
1109 개밥바라기 / 김종태 관리자 01-09 527
1108 마음의 문신 / 정공량 관리자 01-08 593
1107 화장터 고양이 / 이승리 관리자 01-08 578
1106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 이일림 관리자 01-05 839
1105 생강나무 발목을 적시는 물소리 / 강상윤 관리자 01-05 651
1104 그릇 / 오세영 관리자 01-04 759
1103 화엄 새벽 / 박제천 관리자 01-04 665
1102 향기 / 윤의섭 관리자 01-03 792
1101 미장센 / 송 진 관리자 01-03 675
1100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관리자 12-29 1149
109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관리자 12-29 1072
1098 풍천장어 / 이지호 관리자 12-27 918
1097 척 / 윤준경 관리자 12-27 884
1096 바퀴의 근성 / 이기와 관리자 12-26 953
1095 전신마취 / 김희업 관리자 12-26 883
1094 그 저녁의 강물 / 서양원 관리자 12-18 1603
1093 12월 / 최대희 (1) 관리자 12-18 1410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1292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1176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231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1051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092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056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1403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1196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1264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1311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1302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1304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1419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1277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1337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137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