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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4 09:4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15  

화엄 새벽

 

박제천

 

 

한밤 내 열병을 앓았다

 

숨이 차서 입을 벌린 채, 가슴에 차오르는 땀,

겨드랑이까지 흠뻑 젖어드는 땀으로

온몸이 물광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그 순간,

 

이렇게 죽는구나, 마음을 열고

몸을 맡기는 그 순간, 눈앞에

꽃 한송이가 피어올랐다

 

새벽노을 속에 떠오르는 햇덩이까지 껴안고

펼쳐지는 저 오로라,

 

이윽고 땀에 젖은 내 몸에 와서 집이 되는

소슬한 바람 한 채,

그렇게 꽃이 되어 마중한 화엄 새벽,

 

이 세상 사람살이에 죽다가 되살아나는

이리 큰 재미가 있구나

 

사람으로 사는 재미로구나.

 

 

- 월간 시인동네2018.1월호에서

 

 


박제천.jpg


 

1965~66현대문학신인추천제 시부문 완료.(申石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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