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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5 09:5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75  

강나무 발목을 적시는 물소리

 

   강상윤

 

 

소귀천 골짜기로 내려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물소리를 찾는 생강나무가 되고 싶다.

 

생강나무 실뿌리로 물소리를 빨아올려

줄기의 물관부, 체관부를 거쳐

연두빛 꽃순들로 벙글벙글

피어나고 싶다

 

벙글벙글 웃는 꽃순 속에서

이 골짝 저 골짝 넘나드는

매월당 아지랑이를 불러 앉혀

술이나 한 잔 권하고 싶다

 

세상 빛깔들이 불콰해질 만하면

몸에 걸친 것 가슴에 맺힌 것

다 벗어버리고

하얀 뭉게구름으로

노란 생강나무꽃순으로

몽글몽글 떠 있고 싶다

 

매월당 아지랑이가 헛헛

쓴웃음이라도 지으면

함께 세상 구경이나 떠나는 수밖에

*천 년은 아직 일렀지만

그대의 속마음 기꺼이 알겠노라고

말해주리라

꿈 속에 살다가 꿈 속에 죽은 이라고

 

소귀천 물소리가 자꾸만

발목을 간지럽힌다

 

*김시습의 시 '아생(我生)'의 일부 인용

 

 

- 강상윤 시집 속껍질이 따뜻하다(2004, 고요아침)에서

 

 


강상윤.jpg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

2003문학과 창작등단

시집으로 속껍질이 따뜻하다』 『만주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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