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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5 09:5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19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이일림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철제다리 위 비에 젖은 낙엽들, 짓이겨진 것도 있고 아직 깔깔한 가을꽃도

있다 이대로는

  아무리 땅과 가까이 있다 해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자연이 될 수 없어

  슬픈 뒤태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 것이다 바람이 아니 불 리 없고 저 계곡 끝까지의

바람이 아니 길리 없다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옛날 어느 고승이 오르던 길, 누구는 봉황이 날아 앉은 자리다 하고

혹자는 부처의 소리가 들렸던 자리다 하여도 율사는 최고 높은 곳보다 가장

낮아질 때의 가장 높은 곳을 보았을 것이다

 

  봉정암 오르는 길 추적추적 일박 이일, 잃어버린 신발 주인은 잊어버린

자신을 찾아 맨발로 내려갔다가 잊어버린 통속(通俗)을 찾으러 다시 올

것인가 주인 아닌 주인임을 알았듯이

 

  가을바람이 불다 빙벽에 막혔던 이 바람길은 하늘 아래 무한하게 펼쳐진

마음의 울긋불긋한 멍석이어서 천변 에돌던 나도

 

  바람이 불면 돌아올 수 있다

 

- 월간 시인동네2017.11월호에서

 

 

 

 


이일림시인.jpg


 

경남 고성 출생

창원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8시인동네신인상 수상

시집 비의 요일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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