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1-29 14:5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98  

상 장부

 

     이종원

 

 

비포장도로 끝

세월의 발걸음 짚어놓은

녹슨 양철 지붕이 누워 있다

햇살이 깨진 유리창 쪽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선다

젊은 아낙은 노파로 바뀌었고

가판대는 듬성듬성 머리가 빠져

곧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어딘가 낡은 부적으로 걸려 있을 지도를 찾는다

십여 개 암호를 차례로 호출하지만

일치하는 숫자는 겨우 서너 개

그도,두부 막걸리 소주 같은 일반 명사일 뿐

눈깔사탕, 라면땅 등은 고어(古語) 되어 묻힌 지 오래다

노인도 나도 멋쩍은 웃음으로

기억의 자물쇠를 겨우 푼다

공소시효 끝난 아득히 먼 날

어머니 이름을 팔아 달콤한 맛을 수없이 도적질했던

그 물목들이 비문으로 서 있다

상환하지 않아도 될 영의 숫자에

속죄의 눈물로 다 지우지 못할 낡은 수첩

먼 길 떠나며 원본까지 가져가 버려

흔적 또한 없다는 것

침묵에 잠든 어머니를 깨워 몇 배로 갚아주고 싶다

 

- 이종원 시집 외상 장부(시와사람, 2017)에서

 


jj.jpg

 

2013시와 사람으로 등단

시집 외상 장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050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137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97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264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231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293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264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312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16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10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30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518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09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368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383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39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378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38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40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543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24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24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565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481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10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31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585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760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665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861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50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857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70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36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676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09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999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45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56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873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66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899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69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72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32
1278 푸른 눈썹의 서(書) / 조경희 관리자 07-06 1089
1277 배낭이 커야 해 / 박형권 관리자 07-06 1032
1276 잘못된 음계 / 하재연 관리자 07-05 1091
1275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관리자 07-05 1119
1274 옷의 감정 / 박춘석 관리자 07-03 1312
1273 식물의 꿈 / 이현호 관리자 07-03 119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