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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2 14:1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171  

 

깥의 표정

 

   이해존

 

 

얼굴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표정은 표정 속에서 엷어지고

가면을 갖지 못한 두 눈이 붉어진다

 

가면을 가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세상

눈동자가 어둠 속을 떠다닌다

숨기고 싶어 또 하나의 얼굴을 만들고

들킬까봐 하나뿐인 얼굴을 가린다

 

어깨 위로 떨어질 것 같은 커다란 얼굴

불안한 노래가 뜨거운 입김으로 공명한다

 

새장 속의 노래를 놓아주기 위해

절망에게 열쇠를 맡긴다

 

아일랜드 숲속처럼 외롭고 바깥은

커다란 가면 같은 절벽이어서

우리는 숲을 두고 떠나지 않는다

 

낯선 가죽이 살갗으로 번지는 시간

세상과 마주한 야생이 달려들거나 도망친다

아일랜드 숲속에서

노래는 점점 야생의 울음을 닮아간다

 

무표정으로 가장한 얼굴 속에서

노래가 수많은 표정을 짓는다

 

 

- 이해존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실천문학사, 2017)에서

 


 

이해.jpg


1970년 충청남도 공주 출생

2013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실천문학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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