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2-07 09:4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30  

막판이 된다는 것

 

  문보영

 

 

    후박나무 가지의 이파리는 막판까지 매달린다. 그늘을 막다른 골목까지 끌고 갔다 막판 직전까지.

그 직전의 직전까지. 밑천이 다 드러난 그늘을 보고서야 기어이 

   후박나무는 그늘을 털어놓는다.

막판의 세계에는 짬만 나면 밤이 나타나고 짬만 나면 낭떠러지가 다가와서. 막판까지 추억하다

잎사귀를 떨어뜨렸다. 추억하느라 파산한 모든 것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해 손이 생겼다. 손아귀의 힘을 기르다가 이파리가 되었다. 가지 끝에서

종일 손아귀의 힘을 기르고 있다. 그러나 양손이 모두 익숙지 않은 것들은 양손잡이일까 무손잡이일까.

그늘을 탈탈 털어도 가벼워지지 않는

   애면글면 매달려 있는. 한 잎의 막판이 떨어지면 한 잎의 막판이 자라고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어서 손이 손바닥을 말아 쥐었다. 손을 꽉 쥐면 막판까지 끌고 갔던 것들이

떠오른다. 막판들이 닥지닥지 매달려 있다. 막판 뒤에 막판을 숨긴다.

 

- 2016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중에서

 

 


문보영프로필1_m (1).jpg

 

1992년 제주 출생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7520
1243 가로수 / 박찬세 관리자 11:56 13
1242 안개, 그 사랑법 / 홍일표 관리자 11:51 13
1241 꽃이 지는 일 / 배홍배 관리자 05-23 167
1240 유선형의 꿈 / 곽문연 관리자 05-23 108
1239 봄비 / 정한용 관리자 05-18 535
1238 탱고를 추다 / 이경교 관리자 05-17 451
1237 보금자리주택지구 / 이선이 관리자 05-17 327
1236 병상 일기 2 / 이해인 관리자 05-16 396
1235 위성 / 배영옥 관리자 05-16 368
1234 어른의 맛 / 김윤이 관리자 05-15 513
1233 소묘 5 / 이성렬 관리자 05-15 388
1232 합주 / 정끝별 관리자 05-11 695
1231 새댁 / 이인철 관리자 05-11 602
1230 한 걸식자의 비망록 / 권순진 관리자 05-10 595
1229 구두를 닦다 / 강태승 관리자 05-10 597
1228 축, 생일 / 신해욱 관리자 05-09 632
1227 광화문 천막 / 이영주 관리자 05-09 563
1226 엄마 / 김완하 관리자 05-08 772
1225 지구 동물원 / 정 영 관리자 05-08 569
1224 일력 / 마경덕 관리자 05-04 854
1223 적멸에 앉다 / 장인수 관리자 05-04 775
1222 봄비 / 정호승 관리자 05-02 1293
1221 드라마 / 이동호 관리자 05-02 836
1220 의혹 / 서연우 관리자 04-30 916
1219 녹 / 하상만 관리자 04-30 837
1218 돌을 웃기다 / 성영희 관리자 04-27 1089
1217 날아라, 십정동 / 김선근 관리자 04-27 990
1216 봄날의 서재 / 전윤호 관리자 04-26 1038
1215 초록 서체 / 오영록 관리자 04-26 950
1214 자두나무 정류장 / 박성우 (1) 관리자 04-23 1145
1213 봄비 / 안도현 (1) 관리자 04-23 1561
1212 겹겹, 겹겹의 / 유희경 관리자 04-19 1324
1211 두 음 사이 / 신영배 관리자 04-19 1208
1210 동백 꽃잠 / 장상관 관리자 04-18 1239
1209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 허영숙 관리자 04-18 1191
1208 벚꽃 십리 / 손순미 관리자 04-17 1345
1207 동백꽃이 떨어지는 이유 / 심강우 관리자 04-17 1197
1206 그런 저녁 / 박제영 관리자 04-16 1354
1205 몽골 편지 / 안상학 관리자 04-16 1130
1204 꽃의 권력 / 고재종 관리자 04-13 1546
1203 표변 / 이화영 관리자 04-13 1340
1202 농담이라는 애인 / 조유리 관리자 04-12 1396
1201 어린 나뭇잎에게 / 이수익 관리자 04-12 1452
1200 나미브 사막에서 / 장승규 관리자 04-11 1250
1199 맷집 / 박승류 관리자 04-11 1233
1198 별천지 / 이소현 관리자 04-10 1430
1197 진달래 / 윤제림 관리자 04-10 1607
1196 오래된 연인 / 최기순 관리자 04-09 1536
1195 봄꽃 천 원 / 김수우 관리자 04-09 1516
1194 바늘 / 이승리 관리자 04-09 1466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