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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9 16:1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06  

 

  권기만

 

발 달린 벌을 본 적 있는가

벌에게는 날개가 발이다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

꽃에게 가고 있다

뱀은 몸이 날개고

식물은 씨앗이 발이다

같은 길을 다르게 걸을 뿐

지상을 여행하는 걸음걸이는 같다

걸어다니든 기어다니든

생의 몸짓은 질기다

먼저 갈 수도 뒤처질 수도 없는

한 걸음씩만 내딛는 길에서

발이 아니면 조금도 다가갈 수 없는

몸을 길이게 하는 발

새는 허공을 밟고

나는 땅을 밟는다는 것 뿐

질기게 걸어야 하는 것도 같다

질기게 울어야 하는 꽃도

- 권기만 시집 발 달린 벌(문학동네, 2015) 중에서

 

 

 

 

05-1.jpg


경북 봉화 출생

2012시산맥으로 등단

시집으로발 달린 벌

4회 월명문학상, 7회 최치원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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