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2-12 10:2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73  

닥이 나를 받아주네

 

   양애경

 

 

날마다 한치씩 가라앉는 때

주변의 모두가 의자째 나를 앉으라고 한다고

나 외의 모든 사람에겐

웃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될 때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

눈길 스치는 곳곳에서

없는 무서운 얼굴들이 얼핏얼핏 보일 때

발바닥 우묵한 곳의 신경이

하루 종일 하이힐 굽에 버티느라 늘어나고

가방 속의 책이 점점 늘어나

소용없는 내 잡식성의 지식의 무게로

등을 굽게 할 때

나는 내 방에 돌아와

바닥에 몸을 던지네

모든 짐을 풀고

모든 옷의 단추와 걸쇠들을 끄르고

한쪽 볼부터 발끝까지

캄캄한 속에서 천천히

바닥에 들러붙네

몸의 둥근 선이 허락하는 한도까지

온몸을 써서 나는 바닥을 잡네

바닥에 매달리네

땅이 나를 받아주네

내일 아침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그녀가 나를 지그시 잡아주네.

 

- 양애경 시집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창작과비평사, 1997)

 

 

11.jpg

1982<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으로 불이 있는 몇개의 풍경』 『맛을 보다』 『내가 암늑대라면

사랑의 예감』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2012년 제19회 한성기 문학상 수상

10회 애지문학상 수상

2002년 충청남도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3992
1156 한 마리 사막 / 안 민 관리자 02-23 116
1155 우주의 시간 / 박현솔 관리자 02-23 94
1154 마늘밭의 꿈 / 이건청 관리자 02-21 249
1153 취한 여행자들을 위한 시간 / 서영처 관리자 02-21 228
1152 재가 / 정호 관리자 02-20 242
1151 은유, 봄 / 김택희 관리자 02-20 273
1150 허공에 검은 선을 그으며 / 이재연 관리자 02-19 366
1149 붉은 나무들의 새벽 / 정용화 관리자 02-19 328
1148 양철굴뚝과 나팔꽃 / 유창성 관리자 02-14 504
1147 껍데기론 / 신단향 관리자 02-14 435
1146 개같은 사랑 / 최광임 관리자 02-12 643
1145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 양애경 관리자 02-12 574
1144 오렌지에 대한 짧은 생각 / 김부회 관리자 02-09 632
1143 발/ 권기만 관리자 02-09 573
1142 칼갈이 스다께씨 / 김미희 관리자 02-07 629
1141 막판이 된다는 것 / 문보영 관리자 02-07 661
1140 0도와 영하 1도 사이 / 조현석 관리자 02-05 769
1139 사과하는 방법 / 신이림 관리자 02-05 725
1138 바깥의 표정 / 이해존 관리자 02-02 879
1137 드라마에 빠지다 / 나호열 관리자 02-02 774
1136 겨울 변주 / 정다인 관리자 01-31 964
1135 낙타는 묶여 있던 밤을 기억한다 / 오 늘 관리자 01-31 852
1134 오래된 울음 / 이진환 관리자 01-30 944
1133 설핏 / 김진수 관리자 01-30 790
1132 외상 장부 / 이종원 관리자 01-29 801
1131 희나리 / 향일화 관리자 01-26 1327
1130 겨울 병동 / 최충식 관리자 01-26 941
1129 정오의 꽃 / 오시영 관리자 01-25 989
1128 자전거 바퀴를 위한 레퀴엠 / 안정혜 관리자 01-25 881
1127 파도타기 / 정호승 관리자 01-23 1156
1126 불멸의 꽃 / 김광기 관리자 01-23 990
1125 죽은 파도에 관한 에필로그 / 전비담 관리자 01-22 1010
1124 가볍고 가벼운 / 김 령 관리자 01-22 1056
1123 수유역에서 / 장옥근 관리자 01-19 1172
1122 다른 교실 / 서동균 관리자 01-19 1050
1121 문지방을 넘다 / 임성용 관리자 01-18 1154
1120 밤 산책 / 이정민 관리자 01-18 1119
1119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관리자 01-17 1132
1118 짐 / 유행두 관리자 01-17 1083
1117 캄캄절벽이 환하다 / 채재순 (1) 관리자 01-16 1173
1116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 진수미 관리자 01-16 1105
1115 문득, 이 따뜻한 / 류현승 관리자 01-15 1341
1114 내 안의 내원궁 / 김판용 관리자 01-15 1101
1113 작금바다를 지나며 / 이은봉 관리자 01-12 1323
1112 자오선 / 한성례 관리자 01-12 1213
1111 오리의 탁란 / 강희안 관리자 01-11 1248
1110 포옹 / 이기성 관리자 01-11 1328
1109 꽃나무 곁에서 시 쓰기 / 양현주 관리자 01-09 1502
1108 개밥바라기 / 김종태 관리자 01-09 1304
1107 마음의 문신 / 정공량 관리자 01-08 1377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