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2-28 10:2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31  

산순이를 온전히 읽다

 

  정동재

 

 

민망하지만, 끝까지 쳐다만 보고 있어야 했던

산순이의 짧은 봄날

이랑에 씌운 비닐 다 찢어진다는 옆집 노인장 성화로

발정난 암캐의 목걸이를 풀어주지 못했다

복날 잡으면 딱 한 그릇 깜인 옆집 개 한 마리

꼴에 수캐라고 다섯 배나 큰 산순이 뒤꽁무니를

며칠 째 핥고 다닌다

아무리 용을 써도 코만 성기에 닿는다

컹컹 울기도 하고

깽깽 신음 소리도 내며 산순이 머리에다 펌프질이다

만, 두 살배기 초산을 훌쩍 넘긴 산순이

오늘은 제발 잘 해보라는 듯 자세를 낮춘다

의외였다

의외는 의외의 안쪽을 들어서게 되었다

직립으로 누워서 벌이는 일쯤은 사람에겐 자연섭리였다

함부로 누워버린 어떤 육체관계에 대해

늘 우리의 섭리는 옆집 개새끼만도 못한 연놈이라고 지칭했다

사람의 길은 뜻밖에도 사람만이 아니었다

앞길이 조금 더 트였다

 

                                                             

- 정동재 시집 하늘을 만들다(지혜사랑, 2017)에서

 

 

 

정동재.jpg

2012애지등단

시집 하늘을 만들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8338
1257 호피무늬를 마시다 / 진혜진 관리자 09:10 28
1256 물푸레나무도 멍이 들었대요 / 신이림 관리자 08:56 23
1255 엄마가 들어 있다 / 이수익 관리자 06-18 131
1254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 관리자 06-18 126
1253 미안해 사랑해 / 신단향 관리자 06-16 240
1252 펜로즈 삼각형 위에 서다 / 강인한 관리자 06-16 160
1251 사바세계 / 이위발 관리자 06-12 452
1250 이모 / 고경숙 관리자 06-12 411
1249 집중 / 서규정 관리자 06-11 466
1248 앵두나무 소네트 / 신정민 관리자 06-11 417
1247 바닷가 사진관 / 서동인 관리자 06-05 901
1246 몸붓 / 안성덕 관리자 06-05 627
1245 심해어 / 진수미 관리자 05-31 944
1244 유리창의 처세술 / 장승규 관리자 05-31 817
1243 가로수 / 박찬세 관리자 05-24 1384
1242 안개, 그 사랑법 / 홍일표 관리자 05-24 1231
1241 꽃이 지는 일 / 배홍배 관리자 05-23 1284
1240 유선형의 꿈 / 곽문연 관리자 05-23 869
1239 봄비 / 정한용 관리자 05-18 1480
1238 탱고를 추다 / 이경교 관리자 05-17 1182
1237 보금자리주택지구 / 이선이 관리자 05-17 986
1236 병상 일기 2 / 이해인 관리자 05-16 1091
1235 위성 / 배영옥 관리자 05-16 1055
1234 어른의 맛 / 김윤이 관리자 05-15 1285
1233 소묘 5 / 이성렬 관리자 05-15 1038
1232 합주 / 정끝별 관리자 05-11 1383
1231 새댁 / 이인철 관리자 05-11 1282
1230 한 걸식자의 비망록 / 권순진 관리자 05-10 1239
1229 구두를 닦다 / 강태승 관리자 05-10 1258
1228 축, 생일 / 신해욱 관리자 05-09 1331
1227 광화문 천막 / 이영주 관리자 05-09 1195
1226 엄마 / 김완하 관리자 05-08 1567
1225 지구 동물원 / 정 영 관리자 05-08 1206
1224 일력 / 마경덕 관리자 05-04 1524
1223 적멸에 앉다 / 장인수 관리자 05-04 1408
1222 봄비 / 정호승 관리자 05-02 2151
1221 드라마 / 이동호 관리자 05-02 1470
1220 의혹 / 서연우 관리자 04-30 1529
1219 녹 / 하상만 관리자 04-30 1470
1218 돌을 웃기다 / 성영희 관리자 04-27 1725
1217 날아라, 십정동 / 김선근 관리자 04-27 1617
1216 봄날의 서재 / 전윤호 관리자 04-26 1670
1215 초록 서체 / 오영록 관리자 04-26 1577
1214 자두나무 정류장 / 박성우 (1) 관리자 04-23 1798
1213 봄비 / 안도현 (1) 관리자 04-23 2324
1212 겹겹, 겹겹의 / 유희경 관리자 04-19 1957
1211 두 음 사이 / 신영배 관리자 04-19 1829
1210 동백 꽃잠 / 장상관 관리자 04-18 1852
1209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 허영숙 관리자 04-18 1803
1208 벚꽃 십리 / 손순미 관리자 04-17 196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