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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14:3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74  

퀘이사

 

   양해기

 

 

이른 시간 지하철을 타고

일산에 일 가고 있는 내 아버지는

꼽추다

 

꼿꼿하게

허리와 고개를 세우고 서 있지만

그의 머리와 등은 이미

어두운 하늘과 구분도 없이 맞닿은

먼 바다의 수평선을 닮아 있다

 

꼽추가 아니 내 아버지가

아니 아니

불룩하게 솟아오른 저 등이

빈자리를 찾아가 자리에 앉기 전까지

 

출근길 사람들의 모든 시선은

동트기 전

천문대 망원경에 기를 쓰고 밀어 넣는 눈처럼

한곳을 향해 집중해 모여들고 있다

 

빛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했는지

아니면

어떤 모멸과 부끄러움이 시뻘건 혹에 가득 찼는지

원뿔은 점점 더 크게 부풀어

꼽추의 등에서

눈부시게 강렬한 섬광이 터져 나온다

 

아주 멀리서 봐도 유난히 밝게 빛나는

꼽추가 타고 가고 있는

해뜨기 전

저 새벽 지하철 한 칸

 

- 월간 시인동네20183월호

 

 


 


1965년 경북 달성 출생
경기대학교 졸업
200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4차원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내 몸의 주인이 아니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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