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3-19 09:4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29  

빈 집

 

박진성

 

 


  당신은 내게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음악 파일을 보내왔다 나는 비상구를

찾고 있었고 아득한 계단의 끄트머리쯤 당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벼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측백나무 한 그루가 늦겨울의 햇살을 찌르고 있었고 낡은 모니터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메일이 세 통 와 있었고 꿈결인 듯 잠결인 듯 당신의 머릿결이 만져졌다 나의

신경은 날카로워져서 마우스의 화살처럼 뾰족한 측백나무 이파리를 자꾸만 떼어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부팅이 되지 않았다 죽은 歌手들이 살던 당신의 집은 검은 비닐봉지 같은

모니터에 잠기고, 계단의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당신의 집에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황사 무렵, 반지하 방 낮은 창으로 모래가 쓸려와 마우스가 서걱거렸다 까끌까끌한 손으로

당신의 집을 찾아갔을 때 당신이 쓴 라든가 음악 파일 몇 개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죽은 가수는 계속 노래하고 있었고 브룩클린으로 간 당신을 생각하자 나는 윈도우 종료음

처럼 쓸쓸해졌다 암호 같은 사랑, 내가 0이었을 때 당신은 1이었을 뿐 그랬을 뿐

  

 


박진성.jpg

1978년 충청남도 연기 출생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 졸업

2001현대시등단

시집 아라리』 『식물의 밤』 『목숨

에세이집 청춘착란』 『미완성 연인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1278
1368 정어리 정어리 떼 / 이정란 관리자 09-21 97
1367 모종의 날씨 / 김 언 관리자 09-21 102
1366 블루홀 / 이병철 관리자 09-20 182
1365 조치원을 지나며 / 송유미 관리자 09-20 178
1364 자주 찾아 뵈올께요 / 문도채 관리자 09-19 241
1363 부분은 전체보다 크다 / 임동확 관리자 09-19 199
1362 스물하나 / 정한아 관리자 09-18 291
1361 문득 그런 모습이 있다 / 이성복 관리자 09-18 306
1360 꽃의 최전선 / 정하해 관리자 09-17 340
1359 손바닥 성지 / 길상호 관리자 09-17 274
1358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 배영옥 관리자 09-12 783
1357 그해 봄 서정춘 만세가 있었네 / 맹문재 관리자 09-12 465
1356 능소화 / 김주대 관리자 09-10 669
1355 분실된 기록 / 이제니 관리자 09-10 592
1354 바다 / 백 석 관리자 09-07 910
1353 상수리나무 아래 / 나희덕 관리자 09-07 698
1352 몇 겹의 사랑 / 정 영 관리자 09-06 777
1351 흐르는 거리 / 윤동주 관리자 09-06 765
1350 도라지꽃 비화 / 허영숙 관리자 09-05 699
1349 사슴공원에서 / 고영민 관리자 09-05 597
1348 말 / 장승리 관리자 09-04 728
1347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관리자 09-04 712
1346 가을의 소원 / 안도현 관리자 09-03 974
1345 옛 공터 / 이사라 관리자 09-03 671
1344 시소에 앉아 귓속의 이야기를 듣네 / 박정석 관리자 08-31 801
1343 그날의 하루를 만난 오늘 하루 / 김길녀 관리자 08-31 813
1342 섬진강 / 최정신 관리자 08-30 861
1341 여름 궁전 / 성영희 관리자 08-30 779
1340 바람을 읽는 밤 / 박주택 관리자 08-29 955
1339 금대암에서 압축파일을 풀다 / 정태화 관리자 08-29 688
1338 가을 산녘 / 구재기 관리자 08-28 991
1337 시인들을 위한 동화 / 한명희 관리자 08-28 795
1336 서봉氏의 가방 / 천서봉 관리자 08-27 776
1335 말년.10 / 하종오 관리자 08-27 824
1334 사과의 시간 / 최승철 관리자 08-24 1049
1333 8월의 축제 / 박해옥 관리자 08-24 940
1332 2인용 소파 / 채수옥 관리자 08-23 1017
1331 아껴둔 패 / 양현근 관리자 08-23 1089
1330 이슬 / 손진은 관리자 08-22 1096
1329 마음밭의 객토작업 / 최상호 관리자 08-22 888
1328 가지치기 / 김기택 관리자 08-21 1068
1327 푸르다 / 양문규 관리자 08-21 1033
1326 발해로 가는 저녁 / 정윤천 관리자 08-20 925
1325 천적 / 김학중 관리자 08-20 928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8-16 1197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8-16 1032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1227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1049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1127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1095
 1  2  3  4  5  6  7  8  9  10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162.239.233'

145 : Table './feelpoem/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oard/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