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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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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2 09:1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90  

피는

  한혜영

 

 

꽃이 핀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아

스스로의 생살을 찢는 것이지

그러니까 꽃나무의 고민은

몇 가닥으로 꽃 이파리를 찢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 외에는 없어

 

배우나 가수

아니래도 모두는 스스로를 찢어

의사, 변호사, 회계사, 목사 가릴 것 없이

조금도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셀프 절개를 못하는 꽃들은

메스의 힘을 빌리러 가지

모가지 위에서 흔들리는

한 송이 어둠을 깨닫기까지

그림자는 언제나 뒤에서 따르는 법이거든

 

나도,

나를 무수히 찢어야 했어

실국화나 꽃무릇처럼 가닥가닥

튤립과에 속하는 것들은

알 리 만무한 고통이지만

천 갈래 만 갈래 나를 찢어서

시를 얻고 사랑을 얻었던 거지

 

꽃 피었다는 거?

별 거 아니야

그냥 너덜너덜하게 해진 거라고

 

 

- 계간 인간과 문학2015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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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충남 서산 출생

1989아동문학연구동시조 당선

1994현대시학시 추천

1996중앙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숲이 되고 강이 되어

장편소설 된장 끓이는 여자장편동화 팽이꽃

2004년 시조월드문학대상 수상

2004년 한국아동문학 창작상 수상

2006년 미주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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