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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30 09:5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34  

, 무화과나무를 찾아서

 

   이성목

 

 

그대, 꽃다운 나이에 꽃피지 못하고

불혹에 다다른 나를 찾아왔네

 

불볕처럼 뜨거웠으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봄날에 대하여 말해 주었다네

이미 가지에는 과일이 농하고

나는, 꽃을 기억하지 못하는 불구가 되었다는 것도

 

늦었다. 너무, 늦었다

지친 잎들이 붉은 얼굴로 나를 뛰어 내렸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네

꿈에 조차 볼 수 없던 것이 만개였으니,

모든 꽃들이 결국 지고 마는 것이라 해도

나는 받아들이려네

 

세상의 뒷마당 한 구석에 얕게 내렸던

나무뿌리 뻐근하게 힘을 주는 동안만이라도

순간만이라도

 

 

- 이성목 시집 뜨거운 뿌리(문학의전당, 2005)에서

 


이성목.jpg

1996자유문학등단

시집으로 뜨거운 뿌리』『노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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