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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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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0 09:2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78  

별천지

  

    이소현

 

 

새벽이면 아빠는 별 찌꺼기를 안고 들어왔다

이른 아침마다 하루를 쓸어내던 아빠

그의 몸에선 퀴퀴한 그림자 냄새가 나곤했다

 

새벽은 하루를 억지로 삼켜대다 붉은

토악질을 하곤 했다

깊은 목울대를 차고 나오던 울음들

결국 모두는 등 뒤에 저를 숨기고 있다

 

달빛으로 쓸어내던 골목엔 유난히 태양이 늦게 도착했다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 때문이라며 웃는 동안

아빠는 스러진 빗자루를 들었다

흔적들을 담아내던 시간 하늘엔

오늘의 별빛이 조금 피어올랐다

 

밤이면 떨어져 내릴 별들은 환했고 차가웠다

어깨에 쌓이는 건 누구의 고난

고난들은 방황하다 가난처럼 아빠의 어깨로 쏟아졌다

 

긴 속눈썹에 끼던 유난히 짙은 먹구름

장래희망의 질문에 대해 나는 기린을 읊었고

도장을 찍어주던 아빠는 빨갛게 번진 이름을 쓰다듬었다

방구석엔 별들이 쌓였다

새벽에 잠든 아이를 달래듯 나는 별을 안았다

누군가의 울음은 아주 조금

오늘의 일기가 되기도 했으니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본 그림이 그리워져

허공에 한숨으로 그림을 그렸다

 

별로 도배한 집에는 아직

차가운 공기만 부유하는데 아빠와 나는

한숨으로 온기를 메웠다

별천지가 된 밤,

별천지가 된 방

  

- 2018시산맥신인상 당선작 중에서

 

 


이소현.jpg

1999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중

2017년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2018시산맥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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