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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8 09:0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02  

꽃잠

 

    장상관

 

 

인력시장 바람이 간간 신음 뱉는 머리맡

인형 머리칼 빗겨주던 딸아이 손이

뒤척이다 선잠 든 팔뚝에 살짝 닿는다

슬그머니 돌아누으면

창밖엔 몽글거리는 동백꽃망울

구부린 등엔 초롱초롱 내려앉는 눈빛

모른 척 두터운 한기 밀어내다

꽃잎 다듬는 먼 봄 부르는 혼몽

노모가 설거지통에 꿈결처럼 거품 부풀린다

내 몰골 북북 문지르는 수세미 소리

잠 속을 자맥질하며 이빨을 부딪는 그릇들

몸부림치는 전신을 몇 번이고 헹궈낸다

한 송이 몽우리가 된 딸애가 콜록

눈 덮인 꽃잠 데우는 새벽

칼바람 꽂힌 옷깃 거머쥐고 쪽문 나서는 나는

대체 몇 만 볼트의 점화 장치가 필요할까

컥컥 그을음 내뱉는 연통을 추스르고

창문은 불빛 들고 걸어 나와

동백이 걷는 꿈길 비추고 있는데

- 장상관 시집 (시산맥, 2014)에서

 

 

 

 

jangsangkwan-140-1.jpg

경남 창녕에서 출생

2008문학·등단

시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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