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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30 10:1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61  

의혹

 

    서연우

 

 

내뱉은 숨마다 하얀 비명이 부푸는

익명적인 길 위의 시간이었다

길 위의 길에서 나오는 길은

기다려도 기다려도 길들지 않았다

길들지 않은 겨울이었다

 

겨울은 텅 비어 곳곳이 텅 비어

날카롭고 차가운 윤곽으로 지배했다

이젠 우리 사라져야 해

이젠 우리 기억해야 해

기억은 차분하고 낮고 고요하고 무거웠다

아주 조그마한 구멍이나 틈새조차 없었다

 

겨울의 없었던 딱딱한 그림자가 으깨졌다

그림자가 으깨진 나무가 살았다

죽을 용기를 견딘

나무는 높은 곳으로 향했다

높이 높이 더 높이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살아야지,

 

살아야 했다 살아서, 착한 나무는

없었다

 

 - 월간 시인동네 20184월호

 

 

 

서연우시인.jpg

 

경남 창원 출생

2012시사사로 등단

시집 라그랑주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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