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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20 10:5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38  

이름의 풍장(風葬)

 

     김윤환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본명의 어깨에 견장처럼 올라 앉아 평산을 넘어 악산을

넘어 구름에 손닿을 듯 산을 오르던 예명이 있었다 험산계곡의 바쁜 물줄기 천둥을 따라

아래로 치닫는 밤에 하구(河口) 어디쯤에서 마침내 호명(呼名)에 귀 막고 하얀 포말로 흩어진

이름이 있었다 예명은 상등을 켜고 본명의 장례식을 호상처럼 치루고 있었고 문상객은 저

마다의 이름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있었음으로 향으로 남은 예명도 본명을

따라 마침내 하늘로 떠났으리라 이름은 이제 위패를 장식하는 작은 표식으로만 남았다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 김윤환 시집 이름의 풍장』(애지, 2015)에서

 

 

김윤환 필자용 사진.jpg


1963년 경북 안동 출생

1989실천문학등단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이름의 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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