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6-25 08:4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23  

건전 이발소

 

    구광렬

 

  머리를 깎는 동안 이발사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딸이 농협에 취직했다,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비싸지겠다, 보일러가 터졌다 하지만 이야기의 반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벽에 걸린 그림 때문이었다

어미 개와 강아지 열 마리를 그리고 있는, 한 화가를 그린 그림이었다 그중 한 마리가 캔버스 밖으로 발을

내밀어, 그림 속 화가에게 건네고 있었다 그림 속 그림의 강아지의 웃음, 그림 속 화가의 웃음, 그림 밖 내

웃음이 삐거덕거리지 않고 번져나갔다 그제야,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는 걸 안 이발사, 웃었다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건너 성당의 마리아상 속눈썹에까지 쌓일 기세였다 공원놀이터가 보이고,

빈 그네 위에 흰 눈이 쌓이고, 고요한 밤, 소시민을 위한 밤이 될 듯했다 단지, 머리카락을 잘랐을 뿐이건만

뇌수술을 받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담벼락에 주차되어있는 내 디젤 짚을 보는 순간, 20년 된

보일러가 떠오르고, 10년 째 취직 못하는 아들놈이 떠올랐다 그렇게 풍경은 그림이 되고 있었지만, 난 그림

밖에 있었다

   정녕 그 그림을 그린 화가도 웃었을까 시동을 걸기도 전에, 그림 속 강아지 발이 그리웠다

 

 


구광렬시인.png


1956년 대구 출생

멕시코 국립대학교(UNAM)에서 중남미문학을 공부

1986년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 El Punto에 작품을 발표하며 중남미문단에 등단

한국문단에서는 오월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및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활동을 시작

한국어 시집으로 슬프다 할 뻔했다』 『불맛

하늘보다 높은 땅(La tierra más alta que el cielo) 팽팽한 줄 위를 걷기(Caminar sobre la cuerda tirante) 등 다수의 스페인어 시집

UNAM 동인상, 멕시코 문협 특별상, 브라질 ALPAS XXI 라틴시인상 International 부문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1361
1368 정어리 정어리 떼 / 이정란 관리자 09-21 257
1367 모종의 날씨 / 김 언 관리자 09-21 256
1366 블루홀 / 이병철 관리자 09-20 282
1365 조치원을 지나며 / 송유미 관리자 09-20 280
1364 자주 찾아 뵈올께요 / 문도채 관리자 09-19 339
1363 부분은 전체보다 크다 / 임동확 관리자 09-19 284
1362 스물하나 / 정한아 관리자 09-18 375
1361 문득 그런 모습이 있다 / 이성복 관리자 09-18 401
1360 꽃의 최전선 / 정하해 관리자 09-17 422
1359 손바닥 성지 / 길상호 관리자 09-17 354
1358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 배영옥 관리자 09-12 872
1357 그해 봄 서정춘 만세가 있었네 / 맹문재 관리자 09-12 539
1356 능소화 / 김주대 관리자 09-10 749
1355 분실된 기록 / 이제니 관리자 09-10 675
1354 바다 / 백 석 관리자 09-07 1007
1353 상수리나무 아래 / 나희덕 관리자 09-07 781
1352 몇 겹의 사랑 / 정 영 관리자 09-06 855
1351 흐르는 거리 / 윤동주 관리자 09-06 844
1350 도라지꽃 비화 / 허영숙 관리자 09-05 778
1349 사슴공원에서 / 고영민 관리자 09-05 673
1348 말 / 장승리 관리자 09-04 807
1347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관리자 09-04 790
1346 가을의 소원 / 안도현 관리자 09-03 1061
1345 옛 공터 / 이사라 관리자 09-03 742
1344 시소에 앉아 귓속의 이야기를 듣네 / 박정석 관리자 08-31 875
1343 그날의 하루를 만난 오늘 하루 / 김길녀 관리자 08-31 889
1342 섬진강 / 최정신 관리자 08-30 942
1341 여름 궁전 / 성영희 관리자 08-30 853
1340 바람을 읽는 밤 / 박주택 관리자 08-29 1035
1339 금대암에서 압축파일을 풀다 / 정태화 관리자 08-29 759
1338 가을 산녘 / 구재기 관리자 08-28 1071
1337 시인들을 위한 동화 / 한명희 관리자 08-28 872
1336 서봉氏의 가방 / 천서봉 관리자 08-27 844
1335 말년.10 / 하종오 관리자 08-27 894
1334 사과의 시간 / 최승철 관리자 08-24 1121
1333 8월의 축제 / 박해옥 관리자 08-24 1010
1332 2인용 소파 / 채수옥 관리자 08-23 1093
1331 아껴둔 패 / 양현근 관리자 08-23 1162
1330 이슬 / 손진은 관리자 08-22 1172
1329 마음밭의 객토작업 / 최상호 관리자 08-22 963
1328 가지치기 / 김기택 관리자 08-21 1145
1327 푸르다 / 양문규 관리자 08-21 1107
1326 발해로 가는 저녁 / 정윤천 관리자 08-20 999
1325 천적 / 김학중 관리자 08-20 1003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8-16 1271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8-16 1108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1302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1126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1197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1171
 1  2  3  4  5  6  7  8  9  10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81.150.27'

145 : Table './feelpoem/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oard/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