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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0 09:4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67  

바람의 사어私語

 

     이철우

 

 

우우한 언덕에 앉아 바람을 보았어요

툭 치고 지나는 결결 따라 나뭇잎들 흩날리네요

민들레 하얀 송이 품에 안고 어디로 가나요

높은 곳에서는 목마른 꽃들의 부름 따라

구름 데리고 바삐 그리 가데요

 

아카시아 향기 한 아름 코 끝에 부려놓네요

저 멀리서 넘실대는 파도 따라 물보다 하얗게 피어나네요

먼먼 우주는 싫어요

별들도 바람 없이는 반짝이지 않는다데요

 

나도 바람이 될 수 있나요

무덤 속에 풀뿌리 나무뿌리 닿으면

뿌리 따라 잎새 되고 바람이 되나요

온 세상 가득한 이 속에

울며울며 떠난 내 어머니 숨결 남아 있나요

지금도 잊지 못한 내 사랑 한숨도

그 어디에서 불어오고 있나요

 

가없는 물음에 얼굴 어루만지며

너는 다른 나라며 알 듯 말 듯 한 말을 남기고

휘이이 가버리네요

 

- 이철우 시집 삶이 꼭 그랬다(싱글북스, 2018)에서

 

 

2004년 계간 에세이수필부문 신인상

2004문학바탕시부문 신인상 수상 등

시집 사는 게 뭐냐고 물으시오면』 『아흔 여 개의 원소』 『삶이 꼭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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