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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6 15:0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88  

거미박물관

 

    박설희

 

 

어떻게 알았니 거미야

너는 속에서 뽑아낸 실을 외부에 내걸지만

나는 내 속에 촘촘히 건단다

어떤 유혹과 갈망이라도 포획할

한땀 한땀

 

속에서 자라는 팔닥이는 것들

나비 같고 하루살이 같고 불나방 같은 것들을

스스로 그물을 쳐

잡아먹는 습성

들키지 않으려는 습성

 

몇 개의 줄을 쳤는지

어떤 바람이 불어 찢겨져 나갔는지

아무도 모른단다

 

과부거미도 타란튤라도

평생 뜨거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데

 

손바닥 위에 거미를 올려놓는다, 그득하다

몸통과 다리에 털이 많아 보드랍고 따스한 그것

숨죽이고 있다

 

내 체온과 혈관 속 피의 흐름을 가늠하는 듯하다

몸속 거미줄을 찾고 있는 듯하다

  

- 시와 정신2018년 여름호

 

 

parksulhee-140.jpg

1964년 강원도 속초 출생

성신여대 국문학과와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 졸업

2003년 계간 실천문학등단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꽃은 바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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