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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03 11:1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71  

아름다움에 대하여 

     윤제림

 

내 심장을 꿰뚫을 수도 있었을, 화살 하나가

종잇장 하나를 매달고 장대(將臺) 기둥에 날아와 꽂혔다

적장의 편지였다

역관(譯官)을 불러 읽어보라 했다

 

수레바퀴만한 달이 성곽을 타고 넘어가는 봄밤이오

오늘도 나는 변복을 하고, 동서남북을 두루 살피고

돌아와 이제 막 저녁을 먹었다오


망루며 포대며 당최 치고 때릴 데가 없더이다

나는 이 아름다운 성에 이미 무릎을 꿇었소


날 밝으면, 성문 앞 팽나무 그늘에서

바둑이나 한 판 둡시다, 우리

내가 지면 조용히 물러가리다


혹여, 내가 그대를 이긴다면

어찌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성을 쌓을 수 있는지,

기술이나 두어 가지 일러주지 않겠소? 


- 김필영 시인의 감상평론 <그대 가슴에 흐르는 시>에서 

 

 

IMG_3180.jpg


충북 제천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7년 《문예중앙》등단
시집으로 『삼천리호자전거』『미미의 집』『황천반점』『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새의 얼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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