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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06 10:1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57  

가정의 행복

 

    김   안

 

 

어제의 고통과

어제의 수난에도,

우리는 서로가 쌓아놓은 마음의 시체를 바라보며

어리석게 닮겠지.

마음의 폭정들.

우린 공동체와 집단을 구분할 수 있을까,

죄의 바깥에서 쓰인 것과,

죄로 쓰인 것들을. 그 사이에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응답할 수 없는

이 쓰기들을.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피안이 있을까.

그러므로 감기에 걸려 온종일 안겨 있는 딸과,

그 신열과 뒤섞이는 작은 방에서,

딸의 이마 위로 쏟아지는 햇빛과

방 바깥으로 흘러넘치는 병과

함께 뒤섞이는 하루의 끝에서,

나는 이 쓰기의 방의 바깥에, 버려진 역사처럼 일렁이는

어제들을 기억해낼 수 있을까,

그런 순간들마다,

어제는 투명하게 무지해지고

고통과 수난은 삿된 에티카를 만들어내겠지, 영영

다른 기억만을 갈망하는 우리처럼,

가정처럼.

딸의 이마에 얹혀 있는 슬픈 손과,

이 무능하고 비겁한 쓰기의 손처럼

  

- 월간현대시20185월호19회현대시작품상 특집 중에서 



 

 

본명 김명인

1977년 서울 출생

2004현대시로 등단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오빠생각』『미제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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