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8-08 11:0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36  

소라껍질 모텔

     김효은

 

 

소라게와 소라껍질은

 

한 계절을 합주한다

하나의 선율이 당신을

살찌우고

비만한 당신은

탈피를 하거나

집을 옮기거나

앙상해진 집을 벗고

다른 집을 찾아

떠나야 한다

 

잿빛 담장에 걸린

한 겹의 허물

바닷가 모래말에

버려진 빈 껍질

성장하는 당신을

탈피하는 당신을

부모인듯 응시하는

텅 빈 음표 하나

 

몸이 몸을

벗고 가는 길

이탈하는 음 하나가

오후 햇살에

길게 늘어진다

그림자 속 그림자

소라껍질의 둥근 나선이

한 계단 더 깊어진다

 

투명한 문짝이

바람에 삐걱인다

반짝인다

당신이 매만지던

손잡이는 이미

푸른 녹이 슬었다

 

당신이 열어 놓고 떠난

옆구리의 창에는

비가 들이치고

신열이 오르고

신열은 석회를 녹여

동굴 같은 방 하나를 늘린다

파도소리가 방음되지 않는 방

세 놓음

 

머지않아 누군가는

이 집에 들겠지

또는 태연하게 돌아와

키와 체중을 속이고

다시 또 손님인 척 아닌 척

높은 음으로 노크하겠지

똑 똑

 

 

<주의사항>

성장판이 닫힌 당신은

입실이 불가합니다

되돌이표는

연주할 수 없습니다 

 

- 월간 현대시학20174월호

 

 


 

kimhyoeun-150.jpg

1979년 목포 출생

서강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2004광주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2010년 계간 시에평론 당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090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8-16 208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8-16 161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314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203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313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282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337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313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367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51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57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68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572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51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389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420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72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407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62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64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580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52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44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590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498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42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56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600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784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692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882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70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883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81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48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688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39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1023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60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66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887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79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907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84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83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58
1278 푸른 눈썹의 서(書) / 조경희 관리자 07-06 1103
1277 배낭이 커야 해 / 박형권 관리자 07-06 1045
1276 잘못된 음계 / 하재연 관리자 07-05 1113
1275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관리자 07-05 1152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