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3-15 14:3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14  

가에서 느릿느릿

고재종

 

 

  하늘의 정정한 것이 수면에 비친다. 네가 거기 흰구름으로 환하다. 산제

비가 찰랑, 수면을 깨뜨린다. 너는 내 쓸쓸한 지경으로 돌아온다. 나는

이제 그렇게 너를 꿈꾸겠다. 초로草露를 잊은 산봉우리로 서겠다. 미루나

무가 길게 수면에 눕는다. 그건 내 기다림의 길이. 그 길이가 네게 닿을

지 모르겠다. 꿩꿩 장닭꿩이 수면을 뒤흔든다. 너는 내 외로운 지경으로

다시 구불거린다. 나는 이제 너를 그렇게 기다리겠다. 길은 외줄기, 비잠

飛潛 밖으로 멀어지듯 요요하겠다. 나는 한가로이 거닌다. 방죽가를 거닌

. 거기 윤기 흐르는 까만 염소에게서 듣는다. 머리에 높은 뿔은 풀만

먹는 외골수의 단단함임을. 너는 하마 그렇게 드높겠지. 일월日月 너머에

서도 뿔은 뿔이듯 너를 향하여 단단하겠다. 바람이 분다. 천리향 향기가

싱그럽다. 너는 그렇게 향기부터 보내오리라. 하면 거기 굼뜬 황소마저

코를 벌름거리지 않을까. 나는 이제 그렇게 아득하겠다. 그 향기 아득한

것으로 먼 곳을 보면, 삶에 대하여 무얼 더 바라 부산해질까. 물결 잔잔

해져 수심이 깊어진다. 나는 네게로 자꾸 깊어진다.

 

 

고재종.jpg
 

1959년 전남 담양 출생

1984실천문학등단

시집으로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쌀밥의 힘

사람의 등불』 『날랜 사랑』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쪽빛 문장

육필 자선 시집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산문집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

16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1480
865 손바닥으로 읽는 태초의 아침 / 이 령 관리자 05-24 85
864 호박잎 그늘을 사랑하네 / 심우기 관리자 05-24 82
863 5의 기술 / 최서진 관리자 05-23 136
862 예니세이 강가에 서 있었네 / 박소원 관리자 05-23 132
861 가장 멀리서 오는 지금 / 임 봄 관리자 05-22 238
860 동행 / 이진욱 관리자 05-19 382
859 얼룩의 자세 / 정다인 관리자 05-19 287
858 중심 / 이기와 관리자 05-18 358
857 지하 이발관 / 김광기 관리자 05-18 282
856 상수리묵 / 문동만 관리자 05-17 312
855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1) 관리자 05-17 380
854 몸성희 잘있거라 / 권석창 관리자 05-16 358
853 내 가방 속 그림자 / 유현아 관리자 05-16 348
852 호상 / 이명우 관리자 05-15 411
851 그릇 / 안도현 관리자 05-15 453
850 작고 오래된 가게 / 박승자 관리자 05-12 536
849 수덕여관 / 나혜경 관리자 05-12 463
848 춤추는 나무 / 주영헌 관리자 05-11 546
847 기하 / 강윤순 관리자 05-11 431
846 얼굴로 둘러싸인 방/ 권기덕 관리자 05-10 510
845 독백 / 고은산 관리자 05-10 507
844 먼 곳의 옥상 / 구효경 관리자 05-08 587
843 뜰채 / 구광렬 관리자 05-08 551
842 백년모텔 / 채상우 관리자 05-04 711
841 생각한다고 되는 일 / 박찬일 관리자 05-04 723
840 반성 99 / 김영승 관리자 05-02 711
839 살다가 보면 / 이근배 관리자 05-02 809
838 누들 로드 / 김택희 관리자 04-28 818
837 구겨짐에 대하여 / 박제영 관리자 04-28 845
836 금강경을 읽는 오월 / 정동철 관리자 04-27 827
835 유리 공장 / 이영주 관리자 04-27 758
834 고인돌별자리는 5천년 전부터 너를 기다린다 / 박제천 관리자 04-26 767
833 사랑한다는 말 1 / 박 용 관리자 04-26 937
832 목백일홍, 그 꽃잎을 / 고영서 관리자 04-25 864
831 고추를 좋아하는 여자 / 이병옥 관리자 04-25 814
830 파천금 / 김길녀 관리자 04-24 793
829 꽃나무 / 이동순 관리자 04-24 894
828 편난운 / 최형심 관리자 04-21 971
827 평강이에게 / 박순호 관리자 04-21 868
826 수상한 계절 / 이권 관리자 04-20 1041
825 미아의 시간 / 김윤환 관리자 04-20 908
824 詩作法 / 김점미 관리자 04-19 960
823 빨래 / 김언희 관리자 04-19 975
822 역 / 김승기 관리자 04-18 1004
821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 곽효환 관리자 04-18 1091
820 하늘에서 피워 올리는 꽃 / 최승철 관리자 04-17 1063
819 이별의 고고학 / 조현석 관리자 04-17 989
818 사과 / 김금용 관리자 04-13 1327
817 소폭의 제왕 / 박미산 관리자 04-13 1062
816 지나가는 말 / 이수명 관리자 04-12 130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