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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28 08:4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67  

낙타는 제 걸음을 세지 않는다

 

김수우

 

한 발짝을 마지막 발짝처럼 짚어

수천 킬로 황야를 건넌다

지독한 단조로움을 딛는 발굽은

늘 죽은 낙타를 밟고 있다

모래파도 일렁일렁 약속을 지워버려도

에미가 풀어간 새벽, 애비가 일구던 수만 리

무장무장 다져야함을 알아

발자국 많은 적막

끝내 가시꽃송이로 피우고 만다

가시꽃이 뜨거운 먼지와 매일 싸울 수 있는 건

잠잠히 낙타를 기다리기 때문

사하라는 속도를 믿지 않는다

저 무진장 침묵이 감춘 물길을 찾기 위해

무릎을 높이 세우되

눈은 낮게 떠야 한다,

입속말로 입속말로 자란 낙타

가슴근육이 팽팽하다

 

 

김수우.jpg

1959년 부산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 졸업

1995시와시학등단

시집으로 길의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젯밥과 화분』 『붉은 사하라』 『몰락경전

산문집 쿠바, 춤추는 악어』 『유쾌한 달팽이』 『참죽나무 서랍

스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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