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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05 11:4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65  

천남성을 먹다

 

김창균

 

 

천남성

이것은 식물의 이름인데

천상의 죄처럼 아름다운 이름이다

밤마다 자신의 죄를 감추려고 하늘 귀퉁이에

부끄럽게 뜨다 마는

먼먼 조상을 앓고 있는 저들은

겨드랑이께 꽃을 품고

염증 많은 아버지의 뼈마디에 내려온다

민간요법처럼 기약 없는 날들이여

이것은 자주 옆구리께 담이 결리는 나에게도

풍 맞아 반쪽 몸만 성한 고모에게도

국수나 혹은 수제비로 온다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옮겨갈 때

근 질근질한 독성을 염증에 붙이며

새삼 아련한 그리움이 있을 것 같은 저 먼 데를 편애하며

천남, 천남

하늘 남쪽에 뜨는 별자리 같은 데를 생각한다

 


김창균 시인.jpg

 

1966년 강원도 평창 출생

1996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녹슨 지붕에 앉아 빗소리 듣는다』 『먼 북쪽

마당에 징검돌을 놓다

산문집 넉넉한 곁

4회 발견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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