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4-12 11:1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60  

지나가는

 

이수명

 

 

우리는 서기 2020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쓰고 있는 가발을 바꾸어 보자고 했다.

문구점에 빽빽하게 꽃혀 있는 스프링 노트들

어제 산 노트를 오늘 새로 나온 노트와 바꿀 수 있는지

문구점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어제 저녁 모임에 참석했고

오늘도 참석했다. 같은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모임에 새로 나온 사람들은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하고

그러면 환영의 표시로 우리는 크게 박수를 쳤다.

박수를 받았던 사람이 다음날 새로 나온 사람을 위해 박수를 치고

박수 치는 것보다 더 편안한 것은 없었다.

총을 겨누는 것처럼 쉬웠다.

총은 매끄러워

어깨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사람들이 하나씩 죽을 거라는 소문이었다.

살아 있을 때에는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게

몰려나오는 똑같은 사람들과 어울려

어제 산 방탄조끼를 오늘 새로 나온 방탄조끼와 바꿀 수 있는지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체를 참조했다.

우리가 퍼뜨린 무성한 소문을 놓고 낄낄거렸다.

방탄조끼를 입을 때마다

그런데 집이 어디에요?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았다.

 

- 현대시2017.4월호

 


common.jpg

 

1965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

1994작가세계등단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마치

1990년대 한국시문학사 공습의 시대

7회 이상시문학상, 12회 노작문학상, 12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0508
828 편난운 / 최형심 관리자 04-21 220
827 평강이에게 / 박순호 관리자 04-21 174
826 수상한 계절 / 이권 관리자 04-20 264
825 미아의 시간 / 김윤환 관리자 04-20 206
824 詩作法 / 김점미 관리자 04-19 256
823 빨래 / 김언희 관리자 04-19 251
822 역 / 김승기 관리자 04-18 296
821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 곽효환 관리자 04-18 323
820 하늘에서 피워 올리는 꽃 / 최승철 관리자 04-17 349
819 이별의 고고학 / 조현석 관리자 04-17 283
818 사과 / 김금용 관리자 04-13 580
817 소폭의 제왕 / 박미산 관리자 04-13 410
816 지나가는 말 / 이수명 관리자 04-12 561
815 입김 / 박서영 관리자 04-12 443
814 무허가 / 송경동 관리자 04-11 491
813 나는, / 한영옥 관리자 04-11 507
812 물의자에 앉아 / 신영배 관리자 04-10 516
811 크레바스 / 문혜진 관리자 04-10 478
810 호텔 스톡홀름 3 / 곽은영 관리자 04-07 529
809 너는 나로, 나는 너로 만날 때 / 김명철 관리자 04-07 608
808 산벚꽃을 보며 / 전재승 관리자 04-06 740
807 소금의 말 / 이인평 관리자 04-06 582
806 천남성을 먹다 / 김창균 관리자 04-05 540
805 절반의 미각 / 박기동 관리자 04-05 560
804 다행한 일 / 류미야 관리자 04-04 735
803 다정과 다감 / 황인찬 관리자 04-04 668
802 목련 / 조 정 관리자 04-03 759
801 봄의 시퀀스 / 김다희 관리자 04-03 675
800 신기루 / 문 정 관리자 03-31 810
799 바닷가 민박집 / 이생진 관리자 03-31 743
798 지는 싸움 / 박일환 관리자 03-30 767
797 꽃이 피는 이유 / 권정우 관리자 03-30 896
796 미안해요 / 김영탁 관리자 03-28 912
795 낙타는 제 걸음을 세지 않는다 / 김수우 관리자 03-28 787
794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관리자 03-24 1058
793 봄 바다 / 최정례 (1) 관리자 03-24 1060
792 봄의 환(幻) / 강수 관리자 03-22 1109
791 꽃이 울 때 / 강경호 (1) 관리자 03-22 1126
790 길 위 / 나기철 관리자 03-21 998
789 어느 저녁 · 4 / 정철웅 (1) 관리자 03-21 970
788 소주 반 병 / 장인수 관리자 03-20 1087
787 노랑제비꽃 / 반칠환 관리자 03-20 1037
786 속껍질이 따뜻하다 / 강상윤 관리자 03-16 1236
785 사춘기 / 박상수 관리자 03-16 1151
784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 고재종 관리자 03-15 1109
783 고래는 왜 강에서 죽었을까 / 제리안 (1) 관리자 03-15 1046
782 나선 회랑 / 김신영 관리자 03-14 1048
781 에덴의 늙은 뱀 / 김백겸 관리자 03-14 1047
780 봄, 안부 / 진해령 관리자 03-13 1467
779 족쇄를 채우다 / 이윤숙 관리자 03-13 1069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