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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7 15:2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89  

이별의 고고학

 

조현석

 

 

  되돌아오는 길은 어둠의 어디쯤에서 시작될까 한 방울 침으로 퍼져나간 초라한 풍문들아 몸이 마르고 무릎이 꺾일 즈음 등에 새긴 타투처럼 뚜렷한 이별의 상처들

 

  소나기 퍼부운 후 끈적거리는 습기로 달라붙는 이별, 천천히 번지는 황혼이 몸에 감기는 이별, 하나둘 돋은 별이 갑자기 차갑게 만져지는 이별, 급격하게 어두워진 하늘 위로 눈부시게 선명해진 네온사인의 이별

 

  저 어둠들은 모두 썩어버린 구운 달걀의 맛 이별을 맛본 사람들은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지 어디를 가도 어둠의 감옥뿐이라고 늘 어두운 지금이 이별하기에 적절한 시간이라고

 

-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167

 

 

조현석시인.jpg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

불법, 체류자』 『울다,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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