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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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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8 10:1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162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곽효환

 

 

어깨에 기대어 재잘대던

가슴속으로 끝없이 파고들 것만 같던

너를 보내고

홀로 텅 빈 옛 절터에 왔다

날이 흐리고 바람 불어

더 춥고 더 황량하다

경기도의 끝, 강원도의 어귀,

충청도의 언저리를 적시고 흐르는

남한강 줄기 따라 드문드문 자리 잡은

사지의 옛 기억은 창망하다

 

숨 쉴 때마다 네 숨결이,

걸을때마다 네 그림자가 드리운다

너를 보내고

폐사지 이끼 낀 돌계단에 주저앉아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내가

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소리 내어 운다

떨쳐낼 수 없는 무엇을

애써 삼키며 흐느낀다

아무래도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늙은 느티나무 한 그루 홀로 지키는 빈 절터

당간지주에 바람도 머물지 못하고 떠돈다

 

 

곽효환 시인.jpg

 

건국대학교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1996<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계간 시평등단

시집으로인디오 여인지도에 없는 집』『슬픔의 뼈대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11회 애지문학상, 14회 유심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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