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4-18 10:1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10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곽효환

 

 

어깨에 기대어 재잘대던

가슴속으로 끝없이 파고들 것만 같던

너를 보내고

홀로 텅 빈 옛 절터에 왔다

날이 흐리고 바람 불어

더 춥고 더 황량하다

경기도의 끝, 강원도의 어귀,

충청도의 언저리를 적시고 흐르는

남한강 줄기 따라 드문드문 자리 잡은

사지의 옛 기억은 창망하다

 

숨 쉴 때마다 네 숨결이,

걸을때마다 네 그림자가 드리운다

너를 보내고

폐사지 이끼 낀 돌계단에 주저앉아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내가

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소리 내어 운다

떨쳐낼 수 없는 무엇을

애써 삼키며 흐느낀다

아무래도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늙은 느티나무 한 그루 홀로 지키는 빈 절터

당간지주에 바람도 머물지 못하고 떠돈다

 

 

곽효환 시인.jpg

 

건국대학교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1996<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계간 시평등단

시집으로인디오 여인지도에 없는 집』『슬픔의 뼈대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11회 애지문학상, 14회 유심작품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4827
972 껌 / 이승리 관리자 08:58 91
971 감응 / 양현주 관리자 08:52 64
970 가문동 편지 / 정군칠 관리자 08-14 600
969 별 / 조은길 (1) 관리자 08-14 533
968 나나가 사랑한 / 권기만 (1) 관리자 08-11 590
967 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1) 관리자 08-11 592
966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 위해서 / 이문숙 관리자 08-10 466
965 도깨비 멸종에 관한 보고서 / 이동재 관리자 08-10 439
964 독서의 시간 / 심보선 관리자 08-08 632
963 모래시계 / 신용목 관리자 08-08 593
962 사라진 것들은 어디쯤에서 고이나 / 오 늘 관리자 08-04 864
961 잔고 부족 / 이동우 관리자 08-04 833
960 그냥 그대로 흘렀으면 좋겠네 / 배창환 관리자 08-03 801
959 형상기억 / 백미아 관리자 08-03 685
958 계란과 스승 / 이재무 관리자 08-02 765
957 정오의 의식 / 김기형 관리자 08-02 704
956 그림자 반성 / 하종오 관리자 08-01 766
955 반듯한 슬픔 / 전 향 관리자 08-01 779
954 구름 / 손창기 관리자 07-31 804
953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 안효희 관리자 07-31 732
952 민들레하우스 / 엄원태 (1) 관리자 07-28 904
951 미조리 가는 길 / 오인태 관리자 07-28 800
950 여름 / 이시영 관리자 07-27 1037
949 조각달을 보면 홍두깨로 밀고 싶다 / 이인철 관리자 07-27 797
948 불혹의 구두 / 하재청 관리자 07-26 885
947 귀가 / 한길수 관리자 07-26 855
946 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장종권 관리자 07-25 964
945 석류의 분만기 / 정석봉 관리자 07-25 837
944 '있다'와 '없다' 사이로 양떼를 몰고 / 윤석산 관리자 07-24 889
943 바람, 난 / 윤지영 관리자 07-24 937
942 귀갓길 / 윤병무 관리자 07-21 1039
941 나프탈렌 / 이 산 관리자 07-21 926
940 물총새 사랑법 / 배찬희 관리자 07-20 1024
939 사막을 건너는 법 / 김지훈 관리자 07-20 1007
938 근황 / 윤임수 관리자 07-19 1085
937 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관리자 07-19 1001
936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 임 보 관리자 07-18 1029
935 초여름에서 늦봄까지 / 홍해리 관리자 07-18 1033
934 현관문은 블랙홀이다 / 남상진 관리자 07-17 1047
933 사랑한다 / 조하혜 관리자 07-17 1180
932 거울 속의 잠 / 정한아 관리자 07-14 1222
931 내 사랑 물먹는 하마 / 정태화 관리자 07-14 1119
930 여우속눈썹 / 수피아 관리자 07-13 1210
929 슬 / 나병춘 관리자 07-13 1154
928 고추잠자리 / 박수서 관리자 07-12 1214
927 땅 위를 기어가는 것들에는 / 김영남 관리자 07-12 1151
926 괜찮아 / 한 강 관리자 07-11 1425
925 찰칵 / 오세영 관리자 07-11 1220
924 마지막 고스톱 / 이영식 관리자 07-10 1235
923 우리는 우리의 몰락 앞에 유적이라 이름 붙이고 / 신혜정 관리자 07-10 117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