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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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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9 09:2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70  

빨래

 

김언희

 

부저가 울리면

뚜껑을 열고

가족들을 끄집어낸다

분당 칠백 회전

와류식 세탁조 속에서

얼마나 서로를 붙들고 늘어졌던지 식구들은

근친상간의

사람똬리를 틀고

팔다리가 엉겨 떨어지지도 않는다

표준탈수

침도 땀도 흘리지 않는 식구들을

빨랫줄에 널어 걸치며 단단히

일러준다 줄 밖은

낭떠러지야

쓸개나 허파야 뒤집혔건 말건

여벌의 팔다리 있는 전부로 턱을

걸어, 바람을 핑계삼아

늘어진 넓적다리로

친친 휘감아도 버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허공을

팔다리를 흔들어가며

걸어야 한단 말야

하루종일

 

 

kimonhee-180.jpg

 

경상대학교 외국어교육과 졸업

1989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뜻밖의 대답』 『요즘 우울하십니까』 『보고 싶은 오빠』등

2004년 박인환문학상 특별상, 2005년 경남문학상, 2013 이상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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